전기차는 느리고 멀리 못간다는 편견을 지우다

입력 2016-07-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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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한번 충전으로 191km를 갈 수 있다. 국내 최장 주행거리 전기차다.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 혜택을 받으면 2000만∼2500만원 선에 구입할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기자가 직접 시승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1회 충전만으로 평균 191km 주행


최대출력 120마력·토크 30kgf·m

기자가 기록한 평균 연비는 11.7km/kWh
총 주행 가능 연비로 환산하면 약 315km

2.0 디젤 엔진 부럽지 않은 파워풀한 가속
조용하고 쾌적한 주행…편의사양도 매력적

전기차의 시대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electric)이 추가되면서 국내에서 구입 가능한 전기차는 기아 레이, 르노삼성 SM3, 한국지엠 스파크, BMW i3, 기아 소울, 니산 리프, 파워프라자 라보 PEACE 등 8종으로 늘었다.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마리나에서 강동구 카페 스테이지 28까지 왕복 약 66km 구간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시승했다.


●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최대 장점은 주행 거리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전기차 대중화의 첨병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주행거리에 있다. 기존 승용차들이 1회 충전시 130∼150km 내외의 주행거리를 지닌 반면 현대차의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의 전기차 버전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국내 최장 1회 충전 주행 거리인 191km(도심 206km/고속도로 173km)를 자랑한다. 공인 복합연비 수치상으로는 서울에서 대전(190km), 평창(184km)까지 갈 수 있는 주행거리다. 방전 걱정을 하며 시내 주행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중장거리 주행까지 가능한 전기차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실제 주행 가능 거리는 기대 이상이었다. 시승이 진행된 서울마리나에서 카페 스테이지 28까지 약 29km 구간의 편도 구간에서 기자가 기록한 평균 연비는 11.7km다. 올림픽대로를 거쳐 도산대로, 영동대로로 이어지는 시내 구간도 코스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높은 실연비다. 올림픽대로와 시내 구간이 모두 막히는 러시아워여서 평균 주행 속도는 50∼60km였다.

전기차도 가솔린이나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과 마찬가지로 급가속을 삼가고 예측 운전을 통해 탄력 주행을 이어나가면 연비가 좋아진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최장 주행거리는 복합 기준 191km지만, 회생제동을 활용하며 연비 주행을 한 결과 평균 연비 11.7km를 기록할 수 있었다. 이를 총 주행 가능 연비로 환산하면 약 315.9km에 이른다.

물론 연비를 의식하지 않고 스포츠 주행을 하면 연비는 6∼7km대로 뚝 떨어진다. 하지만 연비 위주의 주행 습관을 들이면 전기차 구매를 꺼리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인 총 주행거리를 충분히 늘릴 수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연비 강화를 위해 전력 기술 최적 설계를 통한 전력 손실 최소화, 풀언더커버, PTC 히터, 각종 저항을 줄이는 디자인 적용 등으로 공기저항계수 0.24Cd를 달성해 주행거리를 향상시켰다. 또한 운전석과 조수석에 개별 공조기를 적용해 주행 거리 감소 리스크도 최소화했다.

배터리 충·방전 예측관리 시스템을 통해 방전 걱정을 덜어준다. 운전자의 주행 패턴을 분석해 남은 주행가능 거리를 알려주고,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충전소를 검색해 팝업 방식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완속 충전시 약 4시간25분, 급속 충전시 약 23분이 소요된다.



● 스포츠 드라이빙도 충분히 가능한 성능

전기차에 대한 편견 중 하나는 천천히 달릴 수밖에 없는 차라는 오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고출력 구동 모터와 저소음 감속기를 조합해 파워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속도가 올라가는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최고 출력은 120 마력, 최대 토크는 30kgf·m이다. 2.0 디젤 엔진 수준의 토크를 통해 스포츠 주행도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0rpm에서부터 최대 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에 순발력이 매우 뛰어나다. 통합주행모드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어서 스포츠, 노멀, 에코 모드 등 원하는 스타일의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각각의 주행 모드는 가속 성능이 확연히 구별될 정도로 높은 변별력을 지녔다.

정숙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엔진이 없기 때문에 엔진 소음 자체가 들리지 않는 데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미쉐린 타이어, 차음 윈드 실드 적용 등으로 탁월한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조용하고 쾌적한 주행 감성은 전기차가 아니면 절대 느낄 수 없다.


●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도 매력적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안전 및 편의 사양이 고급 세단 수준이다. 설정한 속도로 주행하면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해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카메라로 전방 차선을 인식하고 핸들을 제어해 운전자가 차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LKAS), 차량이나 보행자와의 충돌이 예상되면 차량을 제동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자동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AEB) 등이 적용되어 있다. 또한 오토홀드 기능이 적용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휴대폰 무선 충전 기능도 갖추고 있다.


● 아이오닉 일렉트릭 컴포트 프로그램 운영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소비자의 충전, 정비, 방전 걱정을 줄여주기 위해 컴포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홈 충전기와 관련된 모든 상담과 설치, AS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해 준다. 또한 10년 20km 배터리 보증 서비스도 제공된다. 제주지역에 한해서는 차량 방전시 긴급 출동해 인근 충전 시설로 이동시켜주는 긴급 출동 충전 서비스도 시행된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가격은 4000∼4300만원(개별소비세 및 교육세 감면 적용 기준)이며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 혜택을 받으면 2000∼2500만원선에 구입할 수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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