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유승안 감독이 신재영 성공 확신했던 이유

입력 2016-07-18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넥센 신재영은 2016 프로야구 전반기 최고 히트상품이다. 경찰야구단에서 신재영을 지켜본 유승안 감독은 “야구를 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보고 잘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DB

경찰청에서 아픈 것을 몰랐을 정도로 묵묵
신재영 “내가 이겨내야 했던 통증 당연한 것”


2016 프로야구 전반기 최고의 히트상품은 넥센 신재영(27)이다. 개막할 때까지만 해도 그는 무명선수였다. 그러나 신재영은 실력 하나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그는 17경기에 등판해 10승3패, 방어율 3.33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전반기에만 10승을 세우면서 사실상 신인왕은 떼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될 성 부른 떡잎’을 알아본 건 비단 넥센과 염경엽 감독만이 아니었다. 경찰청 유승안 감독은 신재영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었다. 물론 신재영은 대전고 시절부터 제구력이 빼어났다. 공이 느리다는 이유로 지명 받지 못해 대학으로 진학했지만 단국대에서도 에이스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유 감독은 단순히 신재영이 가진 ‘재능’만 보지 않았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에 후한 점수를 줬다.

유 감독은 “신재영은 올해 잘 할 줄 알았다”며 “경찰청에 있을 때부터다 마음가짐이 좋았다. 투수임에도 야수를 배려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 투수는 보직 특성상 자기가 우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신)재영이는 포수를 존중한다. 그런 태도를 가진 선수는 잘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다. 신재영은 2012년 NC에 지명됐지만 어깨가 아팠다. 대학 시절 너무 많은 공을 던진 탓이었다.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2군에 머물러 있었는데 2013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이듬해 경찰청에 입대했다. 경찰청에서도 그의 어깨는 정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았다. 유 감독은 “(신)재영이가 아프다는 걸 솔직히 몰랐다. 보통 아프면 말을 하는데 (신)재영이는 안 했다”며 “어느 날 보고가 들어왔는데 병원에 다녀왔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은 쉬어라’라고 말했는데 자기가 ‘괜찮습니다. 나가겠습니다’라고 했다. 주사를 맞고 와서도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던졌다”고 예전을 회상했다.

신재영도 당시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어깨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주사를 맞고 왔는데 (유승안) 감독님께서 쉬라고 하시더라. 그런데 내가 나가겠다고 했다”며 웃고는 “어차피 이겨내야 할 통증이었다. 괜찮았기 때문에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아플 때 외과적 시술로 통증을 없애는 선수가 있는 반면 보강훈련을 통해 스스로를 더 강하게 만드는 선수가 있다. (신)재영이는 후자에 속했다. 그 모습을 보고 ‘저 녀석은 뭐가 돼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