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테네 8강 이끈 김호곤 부회장, 장도 오른 신태용호에 전하는 메시지…“쫄지마!”

입력 2016-07-19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남자축구의 사상 첫 조별리그 통과를 이끌었던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부회장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최우선 과제로 와일드카드 3인과 기존 선수들의 화합을 꼽았다. 스포츠동아DB

상대국 선수-이름값 의식하지 말고
자신있게 맞서야 실력 발휘 가능
와일드카드-기존 선수 ‘조화롭게’
첫 상대 피지 잡고 승리의 리듬을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이 임박했다. 회복시간이 보장돼야 하는 축구는 좀 빨리 돌입한다. 대회 개막은 8월 6일(한국시간)이지만 남자축구 조별리그는 5일 시작된다.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8일 장도에 올랐다. 베이스캠프를 차린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담금질을 하고, 이라크(비공개·25일)∼스웨덴(공개·30일)과 2차례 평가전을 통해 마지막 점검을 한다. 이어 사우바도르에서 피지(8월 5일)와 독일(8일), 브라질리아에서 디펜딩 챔피언 멕시코(11일)를 상대로 조별리그(C조)를 치른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축구는 위대한 역사를 썼다.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 때문에 부담이 크다. 그러나 매 대회 항상 그랬다. 쉬운 적은 없었다.

가깝게는 2004아테네올림픽을 꼽을 수 있다. 16강 토너먼트로 치러진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처음 8강에 오른 이후 한국은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아테네대회 당시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대한축구협회 김호곤(65) 부회장의 부담감은 실로 대단했다. “1차례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해 선수단이 받는 중압감이 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탄탄한 경기력으로 8강전에 진출했고, 여기서도 잘 싸웠다. 김 부회장은 리우올림픽 대표선수들에게 3가지를 당부했다. ▲조화 ▲리듬 ▲자신감을 강조했다. 손흥민(토트넘), 석현준(FC포르투), 장현수(광저우 푸리) 등 와일드카드 3인(24세 이상)과 기존 선수들의 끈끈함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열릴 브라질로 출국했다. 대표팀은 브라질 상파울루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올림픽 본선 준비에 본격 돌입한다. 신태용 감독(앞줄 왼쪽 끝)을 비롯한 선수단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04년과 지금 환경은 다르지만, 와일드카드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 때는 와일드카드가 팀워크를 깰 수 있다는 시선이 많았다. 내부 의견도 분분했다. 제대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미다. 다행히 예전처럼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위계질서가 없다. 동반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서로가 서로에 빨리 녹아들어야 한다.”

여기에 매끄러운 흐름이 뒷받침돼야 한다. 당연히 첫 경기가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하면 전체적인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피지전이 올림픽 여정의 출발선이라는 사실은 반갑다. “현 올림픽대표팀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100% 조직력을 만들기에 남은 2주의 시간은 촉박하다”는 것이 김 부회장의 견해다. 결국 대회 최약체로 꼽히는 피지가 우리 선수들이 조직력을 다지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은 당연하지만 훈련시간이 부족했던 우리 선수들이 컨디션 체크를 겸한다는 마음으로 피지를 상대하면 나쁠 것이 없다. 특히 멕시코-독일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서 패하는 팀의 심적 압박과 부상 등 후유증을 잘 노릴 수 있다.”


그래도 최대 관건은 자신감이다. 위축될 필요도, 긴장할 필요도 없다. 한국은 이미 다크호스 이상의 평가를 받는다. 김 부회장은 “상대국이나 선수들의 이름값을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지나치게 상대를 의식하면 몸이 경직된다. 자신감으로 맞서야 한다. 우리는 꾸준한 경험을 통해 선진축구와 동등한 선에 다다랐다. 누구도 한국을 쉽게 보지 못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