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이태양의 승부조작, NC는 알았다

입력 2016-07-20 2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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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태양. 스포츠동아DB

4년 만에 또 다시 프로야구가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였다. 이번엔 시즌 중에 사건이 터졌다. 창원지검 특수부(김경수 부장검사)는 NC 투수 이태양(23)을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기소할 예정이다.

이태양은 검거된 승부조작 브로커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포착돼 지난달 말 불구속 상태에서 소환조사를 받았다. 창원지검은 브로커와 직접 승부조작을 한 이태양 사이에 수천만원이 오간 사실을 비롯해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거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NC는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이태양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팔꿈치 통증이 이유였다. 이태양은 이날 경기 전까지도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었다. 올 시즌 10경기서 2승2패 방어율 4.21을 기록했다. NC 측은 창원지검의 이태양 기소 방침이 전해진 20일 “6월 말에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1군 말소는 검찰조사와 관련이 있었다.

KBO는 2012년 승부조작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LG 소속이던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이 밝혀지면서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추징금은 승부조작 대가로 받았던 500만원과 700만원이었다. KBO도 둘에게 ‘영구실격’ 처분을 내렸다. 영구제명이었다. 고작 수백만원을 자신의 선수생명과 맞바꾼 셈이었다.

이태양은 2012년과 마찬가지로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행해지는 ‘초구 볼·스트라이크’, ‘첫 볼넷’ 등의 베팅과 관련해 조작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이 직접적으로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야구의 특성상 투수가 스스로 조작할 수 있는 볼, 스트라이크 등에 개입하는 ‘경기조작’ 행위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전도유망한 국가대표 투수의 승부조작 행위 가담이라 더욱 놀랍다. 청주고를 졸업한 이태양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넥센에 지명돼 2012년 말 신생팀 NC의 특별지명을 받고 이적했다. 지난해엔 10승5패 방어율 3.67로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프리미어 12’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마산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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