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2016년 7월은 KBO리그에 잔혹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리그 전체가 치욕으로 받아들여야 할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여론의 지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혀온 2위 NC, 그리고 개막 전 예상을 뒤엎고 3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 KBO리그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라운드 밖 사건으로 팀이 한꺼번에 흔들렸던 사례는 종종 있었다.
2011년 두산도 ‘임태훈 사건’을 겪으며 시즌 중반 순위가 추락해 크게 흔들린 경험이 있었다. 이 밖에 음주운전, 도핑 적발 등 많은 사건 사고를 경험했다.
그러나 2016년은 다르다. NC와 넥센, 삼성, kt 등 많은 구단이 그라운드 밖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 사고로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두산은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았다.
승부조작 사건이 알려진 직후 김태형 감독은 “홍성흔이 맏형으로 선수단을 모두 모아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홍성흔은 프로선수로서의 의무와 품행을 지키자는 뜻을 간곡하게 동료들에게 전했다.
1위를 순항하고 있는 두산과 달리 NC와 넥센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이제 수습 과정에 따라 팀 전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NC는 프로선수 출신인 박보현 1군 운영팀장이 선수단 전원과 면담하며 사건사고 재발 방지와 혹시 모를 동요를 막고 있다.
가장 큰 숙제는 승부조작 혐의로 계약해지를 요청한 이태양이 떠난 전력적인 공백을 극복해야 하며 크게 훼손된 팀 이미지의 회복이다. 넥센은 현 선수단 소속이 아닌 상무에서 뛰고 있는 문우람이 수사 대상이기 때문에 전력적인 마이너스는 없다. 그러나 넥센에 쏟아지고 있는 여론의 화살은 더 날카롭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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