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근우-이용규(오른쪽). 스포츠동아DB
A구단 감독이 털어놓은 진심이다. KBO리그에서 FA몸값은 100억원까지 육박했다. 이미 100억원 이상을 받은 선수들이 있다는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이로 인해 몸값 논란은 도마 위에 놓여 있다. 그러나 감독들은 “정근우, 이용규 같은 FA라면 돈이 아깝지 않다”며 입을 모은다. 왜일까.
● FA 이후 상승곡선 그리고 있는 성적
정근우(34)와 이용규(31)는 2013년 각각 4년 총액 70억 원, 4년 총액 67억 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러나 감독들은 ‘투자가치’에 중점을 뒀다.
정근우는 FA 자격을 얻는 2013년 타율 0.280·9홈런·35타점을 기록했는데, 한화로 이적한 뒤 2014년 타율 0.295·6홈런·44타점~2015년 타율 0.316·12홈런·66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도 23일까지 타율 0.312·12홈런·57타점을 올리고 있다. 현재 타격페이스만 보면 홈런, 타점에서 지난해를 뛰어넘은 커리어하이를 예약해뒀다.
이용규도 2013년 KIA에서 타율 0.288·출루율 0.375를 기록했는데 이적 후 2014년 타율 0.228·출루율 0.385, 2015년 타율 0.341·출루율 0.424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도 23일까지 72경기에서 타율 0.359·출루율 0.449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FA대형계약을 하면 성적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오히려 이적 후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 성적보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
B구단 감독은 정근우와 이용규의 가치를 비단 성적에만 두지 않았다. 이 감독은 “(정)근우나 (이)용규가 타석에 있는 모습을 자세히 보라. 어떻게든 안타를 치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며 “(정)근우가 1루에 있다가 짧은 안타 하나에 3루까지 가려고 얼마나 열심히 뛰나. 타 팀이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저런 선수들을 데리고 있는 한화가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이용규는 타석에서 투수가 던지는 공을 어떻게든 쳐내면서 ‘용규놀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냈고, 정근우도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악마의 수비’로 유명하다. 이 감독은 “한화가 시즌 초반에는 꼴찌였다. 그러나 팀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하더라”며 “선배가 하는 대로 후배들은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다른 선수들도 저 위치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정근우, 이용규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