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성배. 스포츠동아DB
두산과 롯데는 23일 내야수 김동한(28)과 우완 사이드암 김성배를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11시즌 후 2차 드래프트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성배는 불펜으로 활약하다 5년 만에 친정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가꿔나갈 수 있게 됐다.
두산이 35세의 김성배를 영입한 이유는 하나. 불펜진 강화다. 올 시즌 내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은 전반기 막판부터 드러난 불펜진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김성배를 다시 불러들였다. 특히 믿을만한 사이드암 투수가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지금 중간에서 옆구리 투수가 없다. 오현택의 복귀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김성배의 구위가 아직 괜찮다고 판단해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필승조 정재훈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김 감독은 “정재훈이 요새 페이스가 떨어진 건 사실이다”면서 “상대 타자들이 정재훈의 공에 점점 대비를 해나가면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3년 두산에서 데뷔한 김성배는 몇 년간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결국 2차 드래프트 40인 보호명단에서 빠져 롯데로 이적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당시 시련은 그에게 기회로 돌아왔다. 이적 첫해 14홀드를 올리더니 2013년엔 31세이브를 거두며 핵심 불펜으로 자리잡은 것. 보란 듯이 위력투를 던지는 김성배를 놓고 두산은 고민 끝에 내야 유망주를 내주고 그를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김성배의 보직은 미정이다. 구위에 따라 추격조가 될 수도 있고, 필승조에 포함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권명철 투수코치는 “최근 1군 등판을 면밀히 살피진 못했지만, 다듬을 부분은 다듬으면서 구위를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5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김성배의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24일 1군 등록을 마친 후 “기분이 새롭다. 팀이 1위를 지키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에 앞서 롯데에서 친정 두산으로 돌아와 필승조를 맡은 친구 정재훈에 대해선 “(정)재훈이를 보면서 희망도 가지고, 부담감도 느낀다. 재훈이의 반만큼이라도 따라 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