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나지완, KIA 이범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나지완은 김주찬이 부상을 입던 22일 광주 NC전부터 다시 4번 타순에 배치됐다. 김주찬 부상 이전부터 KIA 코칭스태프는 나지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심하고 있었다. 27일까지 나지완은 출루율 1위(0.477), 장타율 3위(0.625)에 올랐고, 둘을 합친 OPS는 1.102로 NC의 괴물타자 에릭 테임즈(1.190)의 뒤를 이을 정도로 뜨거웠다.
출루에 능해 찬스를 연결해주면서 2번타자로 내보내기도 했다. 7번 타순에 배치하기엔 아까운 측면이 있었다. 단순히 출루만 잘하는 것도 아니다. 2013년(21개) 이후 3년만에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개인 최다 홈런인 2009년 23개가 눈앞이다. 타율 0.319·58타점으로 생애 첫 ‘3할-30홈런-100타점’ 달성도 노려볼만하다. 나지완은 “시즌 전에 3할-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얘기한 건 자기암시였다. 이젠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나지완의 조력자는 이범호다. 이범호 역시 타율 0.309·20홈런·70타점으로 3할-30홈런-100타점을 노리고 있다. 2004년(0.308) 이후 첫 규정타석 3할 도전이고, 30홈런과 100타점은 달성한 적이 없다.
이범호는 4번타자로 나서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타순은 내가 뒤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필과 나지완이 4·5번에 나서고, 자신이 6번 타순에서 뒷받침하는 게 가장 낫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나)지완이가 출루율이 굉장히 높다. 필도 에버리지가 높은 선수다. 4번타자는 보다 젊은 선수나 외국인타자가 맞는 게 이상적이라고 본다. 난 NC 이호준 선배처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주찬의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가 있었지만 이범호는 6월 초부터 맞았던 4번 자리에서 물러나 조력자 역할로 돌아갔다. 부담감과 책임감을 내려놓고 더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20홈런 타자 8명 중 2명이나 KIA 소속이다. KIA의 중심타선을 지키는 ‘20홈런 듀오’ 나지완과 이범호가 팀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