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사과 광고는 악어의 눈물”

입력 2016-08-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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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제 피해자들, 강도 높게 비판
책임 대책없는 최종배상안도 지적


“악어의 눈물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피해자들은 1일 서울 종로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신문에 실린 옥시레킷벤키저의 사과 광고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사과는 사망사건이 알려진 뒤 4년11개월만으로 얼마나 기다렸던 일인지 모른다”고 운을 뗀 이들은 “하지만 사과문을 보면 뭘 잘못했는지 정작 사과의 내용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에 무슨 문제가 있고 왜 그랬는지, 뭐가 잘못되고 어떤 책임을 진다는 건지 일체 말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또 “그냥 배상금을 어떻게 준다는 돈 이야기뿐이다”며 “그것도 일부인 1·2등급 판정자들에 대해서만일 뿐 3·4등급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사과광고와 전날 발표한 최종배상안 모두 국정조사 등에서 책임을 줄이기 위한 ‘물타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피해자들은 “옥시는 지난 주 국정조사단의 현장조사 때 무성의와 발뺌으로 일관했고, 이후 최종배상안과 사과광고가 이어졌다”며 “결국 사과광고는 ‘악어의 눈물’이고, 최종 배상안은 국정조사의 칼날을 피하려는 술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선 라케시 카푸어 CEO를 8월 말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게 해 영국본사 차원의 책임을 인정하고 모든 피해자와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과하는 한편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에 넘겨진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측은 같은 날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사망사건 간의) 인과관계가 과학적 증거에 의해 입증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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