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4.3cm’의 숨은 진실을 아십니까?

입력 2016-08-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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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은 한 가지 특정요소에 의해 성능이 결정되지 않는다. 3피스로 만들어진 골프볼이 빠른 스윙으로 임팩트됐을 때 공이 압축되는 모양. 사진제공 |아쿠쉬네트코리아

■ 골프공 진실 혹은 거짓

‘압축 강도’ 컴프레션은 골퍼의 취향
같은 피스라도 목적에 따라 성능 달라
비거리는 클럽 정확성이 결정적 요소

골프공은 종류가 많다. 지름 4.3cm에 불과한 골프공에는 엄청난 기술력이 담겨져 있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성능 차이는 크다. 물론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프로골퍼들처럼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골프공을 선택할 때 잘못 알고 있는 정보들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다.


● 컴프레션이 뭐지?

골퍼들은 비싸고 부드러워야 좋은 골프공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생각이다. 부드러움을 나타내는 기준은 ‘컴프레션’이다. 골프공 제조 과정에서 압축하는 강도를 말한다. 보통 70, 80, 90 등의 숫자로 표기된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골프공은 여러 가지 기술이 복합돼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한 가지 특정한 요소가 퍼포먼스나 거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컴프레션 역시 골프공의 부드러움과 딱딱함에 영향을 주는 수치일 뿐이다. 따라서 컴프레션은 골프공의 좋고 나쁨을 따지는 기준이 아니라 골퍼들의 타구감, 선호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 멀리 날아가는 공이 좋은 공?

비거리는 골프공의 여러 가지 퍼포먼스 중 하나일 뿐 절대적 선택기준이 될 수 없다. 골프공은 R&A(영국골프규칙제정위원회) 규정에 의해 최대 비거리에 대한 제한을 받는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공인볼은 이 규정을 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따라서 골프공의 종류에 따라 실질적인 비거리 차는 대동소이하다. 오히려 거리는 골프공이 아니라 클럽에 정확하게 맞히는 기술과 스윙적인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더 좋은 스코어를 원한다면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웨지, 퍼터 등 모든 샷에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골프공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3피스로 만들어진 골프볼의 단면.



● 피스가 많을수록 좋은 볼?

골프공 선택과 관련해 아마추어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피스(Piece)’에 대한 것이다. 피스는 골프공이 몇 개의 레이어 혹은 구조로 되어있느냐를 나타내는 것이다. 최근 일부 골프공 제조업체들이 이를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피스가 많은 골프공일수록 좋은 골프공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또한 2피스에 비해 3피스나 4피스, 5피스 등 다중 구조의 골프공이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내거나 혹은 비싼 공으로 인식되도록 골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같은 3피스라고 해서 동일한 형태와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투어프로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타이틀리스트의 Pro V1과 NXT Tour는 같은 3피스의 골프공이지만 구조가 다르다. Pro V1은 부드럽고 큰 하나의 코어, 고성능 우레탄 커버, 그 둘 사이에 높은 반응성의 아이노머 케이싱 레이어로 이뤄졌다(코어 1개·커버 2개). 반면, NXT Tour는 2개의 코어에 1개의 커버로 구성됐다. 부드러운 중심의 대형 이중 코어, 얇고 부드러운 퓨사블렌드 커버로 이뤄진 3피스 볼이다. 단지 피스의 수가 많다고 해서 좋은 골프공이 아니라 개발 목적과 추구하는 성능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 딤플은 어떤 성능을 발휘하나?

골프공 표면에 움푹 파인 딤플은 골프공의 비행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다. 딤플 커버리지(딤플이 골프공을 덮는 정도)가 높을수록 공기저항이 낮아져 공이 오랫동안 비행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딤플 수가 많을수록 좋은 골프공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딤플의 일관성 있는 배치다. 지름 4.3cm의 골프공 안에 무작정 많은 수의 딤플을 채우려고 하면 대칭축이 사라지게 된다. 대칭축을 기준으로 해서 좌우가 동일한 형태로 딤플이 배치되어야만 일관성이 있는 볼 비행이 가능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된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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