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두산, 유희관이 있었다

입력 2016-08-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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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두산은 4연패 중이었다. 6일 롯데전 패배 직후에는 승률에 밀려 1위 자리마저 NC에 내줬다. 그래도 두산은 2일 LG전과 7일 롯데전을 이긴 덕에 2승(4패)은 해냈다. NC가 7일 한화에 패하며 1위 자리도 하루 만에 탈환했다. 두산이 고난의 1주일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2일과 7일 2승을 홀로 따낸 유희관(30)의 역투였다.

두산은 7일 사직 롯데전에서 타선이 1회부터 폭발한 덕에 6회초까지 11-2의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두산 김태형 감독은 7회까지 유희관을 끌고 갔다. 두산이 11-4로 앞서던 7회 2사 2루 상황에서 유희관의 투구수는 109구에 달했다. 두산 한용덕 투수코치는 마운드를 방문했으나 유희관을 교체하지 않았다. 유희관은 롯데 3번타자 맥스웰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7이닝 7안타 4실점으로 선발투수의 책임을 다했다. 8삼진을 곁들인 115구의 역투였다.

유희관은 시즌 11승(4패)을 따냈다. 2014년 8월17일부터 롯데 상대로 6연승을 해냈다. 3회 맥스웰에게 2점홈런을 맞았고, 6회 2사 만루에서 정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 결국 두산은 대승을 거뒀다. 두산 불펜진은 9회초 실점을 남발했다. 왜 두산 벤치가 유희관을 길게 끌고 갔어야 했는지를 보여준 셈이다.

두산은 6일까지 후반기 17경기에서 6승11패로 꼴찌였다. 특히 이 기간 두산 불펜진은 2세이브, 3홀드밖에 올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의 책임감이 더 무거웠는데 장원준(5일), 보우덴(6일)이 잇따라 무너진 뒤에 나온 유희관의 호투는 더욱 돋보였다. 7일 선발포수로 복귀해 유희관과 호흡을 맞춘 포수 양의지도 홈런을 터뜨리며 회복을 알렸다. 9일 KIA전에는 에이스 니퍼트가 복귀할 예정이다. 연패 중에는 어떤 팀이라도 답이 없어 보인다. 결국은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줄 선수가 나와 줘야 하는데 그 큰일을 유희관이 해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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