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라이벌’ 北 베테랑 김정수, 은퇴할 듯

입력 2016-08-11 14: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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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39), 진종오(37·kt).

-2004년 아테네 50m 권총 동메달…리우에선 24위 그쳐
-2020년 도쿄에선 ‘선수’ 진종오vs‘지도자’ 김정수 전망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한 북한의 ‘베테랑 명사수’ 김정수(39)가 현역 생활을 마감할 전망이다.

북한사격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슈팅센터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나 “김정수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총을 내려놓을 것 같다”며 “(당의 방침이) 정해져야겠지만, 기량도 조금 떨어졌고 해서 앞으로는 후진을 양성할 지도자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김정수는 북한이 자랑하는 사격의 간판이다. 자국 최고의 운동선수를 상징하는 ‘인민체육인’ 칭호까지 선사받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날 남자 50m 권총에서 올림픽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사격황제’ 진종오(37·kt)와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2002부산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수차례 마주치며 메달을 다퉜다.

올림픽에서도 자주 부딪혔다. 물론 진종오의 승리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50m 권총에서 은메달(진종오)과 동메달(김정수)을 나눠 가졌고, 4년 뒤 베이징올림픽 10m 공기권총에서도 진종오(금메달)가 김정수(은메달)를 따돌렸다. 그러나 김정수는 베이징올림픽 때 받은 도핑테스트 결과 양성반응이 나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은메달을 박탈당했고, 국제사격연맹(ISSF)에서도 국제대회 출전정지 징계를 내려 2년여의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이후로는 내리막길이었다. 꾸준히 승승장구해온 진종오와는 대조적이었다.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인 리우대회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진종오가 5위에 오른 10m 공기권총에서 27위에 그쳤고, 50m 권총은 24위로 끝냈다. 그 사이 북한에선 후계자가 탄생했다. 김성국(30)이다.

딱히 국제무대에서 뚜렷한 성적을 낸 적은 없었지만, 처음 모습을 드러낸 리우올림픽 50m 권총에선 진종오를 마지막까지 위협하다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0도쿄올림픽은 ‘선수’ 진종오와 ‘지도자’ 김정수가 경쟁하는 흥미로운 무대가 될 전망이다.

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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