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그레거, 넥센 가을야구 계산에 들어왔다

입력 2016-08-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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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맥그레거. 스포츠동아DB

넥센 외국인투수 스캇 맥그레거(30)는 아주 공격적인 투수다. 극단적 공격성은 양날의 검이다. 16일까지 52이닝을 던져 볼넷이 7개(33삼진)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피홈런을 12개나 맞았다. 방어율도 5.71에 달했다.

이런 성향을 알면서도 넥센은 로버트 코엘로를 포기하고 새 대체 외국인투수로 맥그레거를 선택했다. 코엘로는 12경기(62이닝)에서 6승5패 방어율 3.77을 남겼다. 표면적인 기록만 놓고 보면 퇴출되기 아까웠지만 넥센은 코엘로의 볼넷이 42개에 달한데 주목했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이렇게 긴 시간을 잡아먹으면, 팀 전체에 미치는 해악을 우려한 것이다.

결국 넥센이 맥그레거에 바란 것은 코엘로와 다른 피칭이었는데, 이 부분에서 합격점을 줄만하다. 다만 지나치게 빠른 인터벌로, 빠른 승부를 감행하다 뭇매를 맞는 상황이 없지 않았는데, 17일 고척돔에서 롯데를 맞아 KBO리그 데뷔 이래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맥그레거는 시속 148~152㎞의 구속을 유지한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커터가 어우러지는 피칭으로 롯데 타선을 농락했다. 가뜩이나 후반기 극도의 타격 침체에 빠져 있던 롯데타선은 7이닝 동안 단 4안타와 2볼넷밖에 얻지 못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넥센전을 앞두고 “우리가 처음 만나는 투수를 맞아 거의 고전했다”고 걱정했는데 불안한 예감은 적중했다.

맥그레거는 KBO리그 9경기 등판만에 처음으로 무실점 경기를 해냈다. 또 8탈삼진으로 개인 1경기 최다삼진 기록도 세웠다. 시즌 4승(2패)을 거두며 앤디 밴헤켄, 신재영에 이어 넥센 빅3 선발로 기능해야하는 기대감을 높였다. 이렇게 되면 넥센은 가을야구도 계산이 서게 된다.

맥그레거의 승리로 넥센은 시즌 60승(47패1무) 고지를 정복했다. 롯데를 원정 11연패, 시즌 4연패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

넥센의 7-0 승리 직후 맥그레거는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홈런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경기(11일 KIA전 7이닝 6실점)에서 빅이닝을 내줘서 한번에 무너졌는데 그러지 않기 위해 더 집중 하려고 노력했다. 컨트롤이 낮게 잘 됐다. 시즌 4승과 개인 최다탈삼진을 기록해 기쁘다”고 말했다.

고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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