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미데②] 연상호 감독, ‘부산행’ 목소리 출연한 사연

입력 2016-08-18 06: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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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에는 마지막까지 유심히 본 사람만 아는, 숨은 재미가 있다. 연출자 연상호 감독의 목소리가 바로 그것.

연상호 감독은 극 중 KTX 기장(정석용)과 대화하는 관제실 관계자 목소리를 열연했다. 실제로 그의 이름은 엔딩 크레딧에 관제실 목소리 연기자로 올라갔다. 이 같은 깨알 같은 재미에는 비화가 있었다.

연상호 감독은 17일 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영화 ‘서울역’ 미디어데이에서 “처음부터 내가 목소리 연기 하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 원래 그 역할을 맡은 배우가 있었는데 녹음 과정에서 연기적인 문제가 생겼다”며 “내가 가이드로 해본 목소리 연기를 녹음 감독이 녹음해서 듣고는 OK 하더라. 그래서 그냥 그 음성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목소리든 실사든 내 영화에 직접 출연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와 같은 배우의 문제로 인해 정부 책임자 역할도 기존 연기자가 아닌 ‘부산행’ 제작사 레드피터 이동하 대표가 소화했다. 좀비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진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정부 책임자로 출연한 이동하 대표는 얼떨결에 1000만 배우가 됐다.

연상호 감독은 “일단 그 장면을 찍고 나중에 후시 녹음을 추가로 했다. 그런데 당시에 열 받아서 조감독에게 맡기고 갔다. (이동하 대표가) 대사를 보면서 연기하는 데도 계속 틀리더라. 발음도 안 좋아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부산행’은 17일 1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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