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보검은 KBS와 인연이 깊다. 그에게 KBS 사원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드라마 ‘각시탈’(2012)로 인연을 맺은 후 ‘드라마스페셜’ ‘참 좋은 시절’ ‘내일도 칸타빌레’ ‘너를 기억해’, 가요프로그램 ‘뮤직뱅크’ 그리고 오는 22일 첫 방송되는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KBS의 7개 작품을 함께 한다. KBS에서 성장했다 해도 과한 말이 아닐 정도다. 박보검이 고전하고 있는 KBS 월화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KBS 월화드라마는 롤러코스터를 제대로 탔다. ‘무림학교’로 연초부터 무리수를 뒀고, ‘동네변호사 조들호’로 살아나더니 ‘뷰티풀 마인드’로 다시 굴욕을 맛본 것이다. 전작의 흥행 여부가 차기작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면에서 ‘구르미 그린 달빛’이 4%대로 종영된 ‘뷰티풀 마인드’의 후광효과를 누린 다는 건 매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구르미 그린 달빛’ 강병택 CP는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성균관 스캔들' (2010)에 이어 오랜만에 선보이는 청춘 사극이라는 점만으로도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의미가 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또 드라마 주인공 박보검에 대해 “영화 ‘명량’에서 사극을 경험한 배우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처음 주인공으로서 사극에 출연한다. 솔직히 걱정했었다”며 “하지만 촬영이 진행될수록 믿음직스럽다. (느낌이) 좋다. 귀여운 모습부터 카리스마 있는 왕세자의 매력까지 다양하게 소화하고 있다. 시청자들을 설레게 할 것”이라고 해 박보검이 보여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100만 독자를 설레게 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조선후기 예악을 사랑한 천재군주,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한 궁중 로맨스다. 박보검은 총명함과 미모를 갖춘 왕세자 이영 역을 맡았으며 그는 원작 소설의 드라마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부터 주인공 1순위로 거론된 바 있다. 박보검은 온갖 딜레마를 극복하고 진정한 군주로 성장해가는 주인공을 섬세하게 표현해낼 예정이다. 공개된 예고편에서도 익살스러운 코믹 연기, 상대배우 김유정(홍라온 역)과 나누는 멜로 눈빛 등 이채로운 모습으로 영상을 채웠다.
박보검이 해결해야할 난제는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려’다. 박보검은 남자주인공으로서 사극 장르에 탁월한 배우 이준기와 맞대결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대세 박보검의 패기와 노련한 이준기의 대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지만,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 최택 역으로 20대 대표 남자배우로 떠오른 박보검이 대세의 기운을 이어 ‘구르미 그린 달빛’ 흥행을 이끌고 원톱 주연 자질을 증명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만하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오는 22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총 18부작)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