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생존율 20%, 삼성의 역대급 잔혹사

입력 2016-08-31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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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쯤되면 ‘역대급’ 외국인선수 잔혹사라 불릴 만하다. 삼성 외국인선수 아놀드 레온(28)과 아롬 발디리스(33)의 복귀시점은 아직도 미지수다. 올 시즌 뽑은 외국인선수 5명 중 요한 플란데(30) 혼자 1군에 남아있는 실정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레온과 발디리스의 복귀시점을 묻는 질문에 “지금 안 돼”라고 짧게 답했다. 9월1일부터 확대엔트리가 시행돼 1군 인원이 기존 26명에서 31명으로 늘어나지만, 레온과 발디리스가 당장 합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레온은 어깨, 발디리스는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아 재활에 몰두하고 있는데, 2군 출장기록조차 없다. 복귀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얘기다.

레온은 웨이버 공시된 콜린 벨레스터의 대체 외국인선수다. 5월18일 총액 50만달러에 계약했다. 시즌 중반에 영입한 점을 감안하면 그리 적은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2경기에서 1패, 방어율 11.25의 처참한 성적만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벨레스터와 레온이 올 시즌 합작한 성적은 4패, 방어율 9.30이다.

레온은 데뷔전인 5월26일 대구 KIA전에서 5이닝 8실점으로 무너진 뒤 어깨 근육 뭉침 증세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57일 뒤인 7월22일 수원 kt전에서도 3이닝 2실점한 뒤 같은 증세로 교체됐고, 다음날 1군에서 말소됐다. 당시 류 감독은 “2~3주 정도 걸릴 것이다”고 했지만, 함흥차사다. 기존 외국인투수 앨런 웹스터마저 플란데로 바꾼 터라 교체카드도 없다.

발디리스는 삼성의 기존 외국인선수 3명 중 교체의 수모를 겪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다. 그러나 올 시즌 1군 44경기에서 타율 0.266(154타수41안타), 8홈런, 33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킬레스건 통증이 문제였다. 특유의 순발력은 실종됐고, 이는 배트스피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력질주가 되지 않아 주자를 1루에 두고 땅볼이 나오면 병살타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7월 18경기에서 타율 0.328(61타수20안타), 7홈런, 18타점을 기록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였지만, 8월 2경기만 뛰고 자취를 감췄다. 냉정히 말해 95만달러의 몸값에 걸맞은 활약과는 거리가 멀다.

올해 삼성은 벨레스터와 웹스터, 레온, 발디리스, 플란데 등 5명의 외국인선수 중 4명이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는 악재에 울었다. 30일까지 6경기에서 2승2패, 방어율 6.12를 기록 중인 플란데가 ‘효자 용병’으로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5위 싸움을 위해 막판 스퍼트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 외국인선수의 공백이 무척 뼈아프다.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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