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홍상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최고구속 150㎞ 홍상삼, 1156일 만의 세이브
홍상삼의 등판은 예상보다 더 타이트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7-5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초 1사 1루. 첫 타자는 하필이면 한·일 개인통산 600홈런에 2개 앞으로 다가선 이승엽. 그러나 이승엽을 상대로 최고구속 150㎞ 강속구를 선보이더니 8구째 148㎞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이때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 구자욱도 1루와 2루 사이에서 런다운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홍상삼은 선두타자 우동균과 조동찬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3연속타자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어 이지영과 김상수에게 연속 좌전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지만 배영섭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승리를 마무리했다. 1.2이닝 2안타 3탈삼진 무실점. 2013년 7월6일 잠실 삼성전 이후 1156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했다. 두산으로선 불펜의 핵인 정재훈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마무리 이현승마저 최근 난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날 홍상삼의 역투는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웠다.
홍상삼은 경기 후 “너무 떨려서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첫 타자가 이승엽 선수였지만 누구인지 모를 정도였다”면서 “2군에서 계속 150㎞ 던졌다. 투구폼은 특별히 바뀐 건 없는데, 투구 시 고개가 들리는 부분이 개선되면서 포수 미트를 끝까지 보게 된 게 좋아진 거면 좋아진 거다. 그동안 우리 불펜들이 고생 많이 했는데 나도 조금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롯데 전준우-KIA 안치홍(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전준우-안치홍, 한솥밥 전우에서 적으로
광주에서 롯데 전준우는 6번 중견수, KIA 안치홍은 1번 2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어제의 동지가 하루만에 5강행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에서 적으로 만났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전준우였다. 0-2로 뒤진 2회초 무사 1·2루에서 첫 타석에 나선 전준우는 KIA 선발투수 김윤동의 초구 바깥쪽 직구를 밀어 쳐 우월 역전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2014년 10월11일 한화전 이후 694일 만의 홈런. 그러나 팀이 3-4로 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전준우는 4타수 1안타 3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안치홍은 1회 1루수 파울플라이, 3회 볼넷, 5회 3루수 병살차, 7회 볼넷으로 복귀 첫날 안타를 치지 못하고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지만 2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선구안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 1사 1루서 손아섭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 1루주자를 2루에 잡아내는 호수비로 팀을 구해 박수를 받았다.
경기 후 전준우는 “오랜만에 1군 경기이지만 집중하고 있어서 투수들의 공이 빠르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다”면서 “잘 적응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안치홍은 “처음엔 오늘 경기를 어떻게 뛰나 걱정했는데 막상 뛰다보니 편해졌다”면서 “타격감각은 경기에 나서면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