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음악외길’ 김대훈 “지금이 내 길 찾기 직전의 계단”

입력 2016-09-20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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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훈, 사진=원파인데이스튜디오

‘가수 김대훈’이라는 이름은 아직 대중적으로 낯선 이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국의 노래교실에서 만큼은 김대훈은 자타공인 최고의 인기스타이다.

그가 부른 ‘비가 온다’와 ‘내 마지막 날에’가 노래교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가을 학기 선곡 1위 가수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김대훈은 전국의 노래교실에서 섭외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노래교실에서의 인기가 대수냐’라며 과소평가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전국에서 가장 큰 노래교실의 경우 그 회원수만 무려 2,000명에 달하며, 김대훈 역시 1,000명 규모의 대형 노래교실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 이정도면 사실상 단독 콘서트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인원이다.

김대훈 역시 “공연할 때 내 노래를 같이 따라 불러주면 ‘이 맛에 가수하는구나’ 싶다”라며 웃었다.

그렇다고 김대훈의 이름이 비단 노래교실에만 한정된 건 아니다. 김대훈의 ‘비가 온다’의 경우 벨소리 차트에서도 1위에 오르며 대중적인 인지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대훈은 “제일 놀란 게 길거리에서 내 노래가 나왔을 때다. 옷을 사러갔는데 매장에서 노래가 나오는데, 신기하더라. 또 주변에서 노래 나온다고 전화로 들려주기도 하고 그런다”라며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훈이 이런 인지도와 인기의 상승을 ‘신기하다’고 표현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많은 가수들이 그런 것처럼 김대훈 역시도 긴 무명생활을 거쳐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대훈은 ‘인간극장’에 가까운 우여곡절도 간직하고 있었다.

김대훈이 자신의 데뷔 앨범을 낸 건 2009년이다. 하지만 그가 앨범을 내기 위해 준비를 시작한 건 2002년부터로, 무려 7년간 돈을 모아 앨범 제작비를 충당했다.

김대훈은 “2009년 1집을 냈는데, 2002년부터 레슨을 하면서 돈을 모았다. 그리고 7년간 준비를 하며 모은 돈을 다 쏟아 부어 1집을 낸 거다”라며 “내가 원래 전주에서 살았는데, 2009년 12월 31일 CD를 받았다. 전주로 내려오는데, 고속도로에서 1월 1일 해를 봤다. 그거 보면서 정말 울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 형에게 첫 CD를 건넸다. 형이 같이 소주한잔 하자고 해서 같이 소주 마시면서 데뷔를 축하했던 기억이 난다”라며 길고 길었던 데뷔 스토리를 밝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통기타를 치기 시작하면서부터 한 결 같이 음악에 대한 꿈을 이어왔고, 많은 노력 끝에 데뷔를 이뤄낸 김대훈이지만, 냉정히 평가해 1, 2집 때까지는 프로라는 의식이 부족한 편이었다.

이는 김대훈 스스로도 인정했다. 김대훈은 “1~2집은 혼자 취미로 한 거 같다. 이때는 앨범도 다 전주에서 살면서 냈었다”라고 말했다.

김대훈, 사진=원파인데이스튜디오


김대훈이 본격적으로 프로가수로 활동을 위해 상경을 결심한 건 불과 4년 전이다. 김대훈은 “그 당시에는 그냥 버스킹하고 그렇게 지냈다. 그러다 4년 전에 한 지인이 ‘더 늦기 전에 올라와서 음악을 하면 잠자리 정도는 제공하겠다’고 얘기해 그때 서울에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상경을 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막막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김대훈이 선택한건 노래학원이었다.

김대훈은 “처음 서울에 와서는 생활을 해야 해서 동사무소 같은데서 기타를 가르쳤다. 그렇게 1년 반 정도는 기타를 가르치다가 일단은 생활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학원을 차렸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이때부터 노래교실과의 인연이 시작된 셈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음악과 관련된 일을 꾸준히 이어오다 보니 기회는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OST제작사이자 기대훈의 소속사인 더하기미디어의 이성권 대표와의 만남은 그가 프로가수로서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

이성권 대표는 “김대훈 학교 선배가 내 친구여서 소개를 시켜줬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노래스타일이나 음색이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라며 웃었다.

이어 이 대표는 “친구가 부탁을 해서 드라마 OST를 같이 했는데, 드라마와 노래가 잘 맞았다. 또 그 노래가 잘됐다. 또 ‘비가 온다’가 노래가 정말 잘 나와서 영입하기로 했다. 그런 쪽과 목소리가 잘 맞는 거 같다”라고 그를 영입한 배경을 밝혔다.

이성권 대표의 예상대로 김대훈의 ‘비가 온다’는 발표 1년 만에 벨소리와 컬러링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며 김대훈을 인기가수의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최근 발표한 ‘그 사람이 너라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만큼 김대훈은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많았다.

“음악사이트나 인터넷 음악방송에서 내 노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입을 연 김대훈은 “또 방송에 많이 나가고 싶다. 어려서부터 꿈이 가수이다 보니 ‘뮤직뱅크’ 같은 프로그램도 나가보고 싶다. 그리고 올해 안에 대학로에서 콘서트 하려 하는데, 나중에는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조용필처럼 공연도 하고 싶고 그렇다. 꿈은 클수록 반은 갖는다고 하니까”라며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그는 “솔직히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예전에는 음악 때문에 부모님과 1년간 말을 안 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음악의 힘이라는 게, 쉽게 안 놓아지더라. 다른 일 안하고 쭉 음악만 했고, 생각은 포기하고 싶어도 몸은 계속하고 있었다. 음악은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라며 “지금이 내 길을 찾기 직전의 계단인 거 같다. 이걸 올라서면 뭔가 확실히 보일 거 같다”라고 더욱 활발히 활동하는 가수 김대훈을 약속했다.

김대훈, 사진=원파인데이스튜디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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