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5분전] ‘스포츠대통령’을 찾습니다

입력 2016-09-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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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호 여운형 신익희 조병욱 이기붕 이철승 민관식 정주영 노태우…. 이들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정치인이라고요? 네 맞습니다. 또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눈 밝은 독자는 눈치 채셨겠지요. 역대 주요 대한체육회장입니다.

대한체육회는 1920년 7월13일 출범한 조선체육회를 모체로 첫발을 내딛었으니 100년의 역사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37명이 대한체육회장을 역임했더군요. 길게는 9년 넘게 ‘장기집권’한 분도 계셨지만 1년도 채우지 못한 분도 10명이상 됩니다. 그만큼 부침이 많은 자리입니다. 출신별로는 정치인 군인 교육자 등이 대부분이고 최근엔 관료 기업인 출신이 많습니다. 체육인 출신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생뚱맞게 대한체육회장 이야기를 꺼낸 것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된 이후 처음 치러지는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다음달 5일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5명입니다. 장정수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과 장호성 단국대 총장, 전병관 경희대 교수, 이기흥 전 대한수영연맹회장이 일찌감치 선거전에 뛰어든데 이어 이에리사 전 국회의원이 막판 후보등록을 마쳤습니다.

선거도 이전과 차이가 있습니다. 대한체육회장은 선거인단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3년 전에는 54표에 불과했지만 이번엔 선거인단수가 1400명을 넘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쉽게 선거를 좌지우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죠.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 대한체육회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체육분야 일자리 창출 및 체육인 고용안정’ ‘대한체육회의 재정자립’ ‘대한체육회 자율성 확보’ 등이 주요 공약입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현재 대한체육회의 문제는 체육인의 고용불안과 대한체육회의 재정 및 자율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체육계에선 이번 선거를 놓고 말이 많습니다. “체육의 ‘체’자도 모르는 후보다” “비리에 연루된 후보” “정부가 특정후보를 밀고 있다” 등 이런저런 마타도어가 그것입니다. 벌써부터 ‘진흙탕 선거’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연 4000억원의 대한체육회 살림을 사실상 꾸려나가는 사무총장은 대한체육회장이 임명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번 선거는 대한체육회의 과거 100년을 결산하고,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중요한 선거입니다. 한국스포츠 100년을 책임질 후보는 누구일까요. 선거는 일주일 남짓 남았습니다.

연제호 편집국장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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