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미스페레그린’-‘아수라’ 포스터(오른쪽).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이십세기폭스코리아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미스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미스페레그린)이 개봉 둘째 주에 박스오피스 1위로 도약했다. 정우성의 ‘아수라’와 같은 날인 9월28일 공개된 영화는 줄곧 2위에 머물다 3일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차지했고, 4일과 5일에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누적관객 120만 명을 넘어섰다.
‘미스페레그린’은 같은 날 개봉한 ‘아수라’와의 흥행 대결에서 사실 약체로 평가된 영화다. 연출자인 팀 버튼 감독이 거느린 국내 팬이 상당하지만 경쟁작인 ‘아수라’에 모인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등 스타파워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따랐다.
하지만 상영이 장기화할수록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관객 수는 물론이고 예매율 격차도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가 확연하다.
극장가에서는 ‘미스페레그린’의 역전승의 배경을 두고 “오랜만에 등장한 ‘웰메이드 판타지 장르’”라고 분석한다. 영화 주인공인 하루를 반복해 살아가는 돌연변이 아이들은, 그 자체로 세상의 편견과 맞선 사람들로 읽힌다. ‘어른을 위한 판타지’라는 평가도 뒤따르면서 입소문을 타고 예매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미스페레그린’으로 시작된 반전의 흥행은 이달 개봉하는 또 다른 장르의 영화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2~3개월 동안 블록버스터 등 대작과 수위가 높은 영화 등을 반복해 관람하면서 관객에 쌓인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5일 개봉한 공포스릴러 ‘맨 인 더 다크’는 초반부터 발 빠른 관객을 중심으로 SNS를 통해 입소문을 만들고 있다. 가을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만나는 일이 다소 낯설지만 탄탄한 이야기 구성이 이런 편견을 불식시키고 있다. 예매율에서도 ‘아수라’를 바짝 뒤쫓고 있다.
영화는 현금을 노린 10대 빈집털이들이 눈 먼 노인의 집에 갇히면서 겪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맨 인 더 다크’ 측 관계자는 “평범한 집이 출구 없는 지옥으로 변하는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에 젊은층 관객의 선호도가 높다”며 “사전 시사회를 통해 얻은 호평이 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해진 주연으로 13일 개봉하는 영화 ‘럭키’를 둘러싼 반응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무명배우와 운명이 뒤바뀐 킬러의 이야기가 만드는 유쾌하면서도 훈훈한 매력이 개봉 전 열린 시사회를 통해 확인되면서 향후 흥행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오랜만에 연이어 코미디 장르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도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럭키’에 이어 심은경이 주연한 ‘걷기왕’ 역시 20일 관객을 찾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