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KS 진출’ NC 박석민이 보여준 ‘가을DNA’

입력 2016-10-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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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7회초 무사 NC 박석민이 역전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NC 김경문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기 전 “마음속에 ‘무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이 말한 무기는 다름 아닌 박석민(31)이었다. 그를 공개적으로 키플레이어로 언급하지 않았던 이유는 혹시나 선수가 가질 수 있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박석민이 지난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팀에 왔을 때도 김 감독은 “감독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수 스스로 부담이 얼마나 크겠느냐”며 그의 마음을 헤아렸다. 그러나 그를 향한 굳은 믿음이 있었다. 김 감독은 “시리즈에 들어가기 전 감독은 마음속에 싸울 무기가 있는데 그게 바로 (박)석민이”라며 “우리 팀 선수들에 부족한 경험인데 (박)석민이는 우승을 여러 번 한 경험이 있다. 그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다.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박석민은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서부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가을DNA를 선수들에게 전파했다. 주장 이종욱(35)은 “큰 경기를 준비하면서 저렇게 여유로운 선수는 처음 봤다”며 웃고는 “(박)석민이가 다 해봤는데 편하게 하는 게 가장 좋다고 하더라. 그 여유를 보면서 느낀 점이 많다”고 말했다.

박석민의 여유에는 근거가 있었다. 그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2차전 0-0으로 팽팽하던 7회 2사 2루서 잘 던지던 상대선발 데이비드 허프를 상대로 결승2점홈런을 때려냈다. 허프의 주무기인 몸쪽 공에 방망이가 살짝 먹혔지만 끝까지 팔로스루를 가져가면서 기술적으로 타구를 넘겼다. LG 양상문 감독도 “박석민이 잘 친 것”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노련한 타격이었다.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NC가 8-3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경기 후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NC 박석민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박석민의 방망이는 승부를 결정지어야할 PO 4차전 때도 불타올랐다. 그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PO 4차전, 이번에도 1-1로 맞선 7회, 그리고 얄궂게도 다시 허프를 상대로 결승솔로홈런을 때려냈다. 박석민이 공략한 공은 허프의 몸쪽 높은 직구. 시속 149㎞짜리 공을 발을 뒤로 빼면서 잡아당겨 담장을 넘겼다. 그의 홈런 한 방에 팽팽하던 추는 단숨에 NC 쪽으로 기울었다. 박석민의 홈런이 나오자 PO 3차전부터 답답하리만큼 안 풀리던 타선도 터지기 시작했다. 이후 김태군이 볼넷으로 걸어 나갔고, 김성욱의 쐐기2점홈런이 나왔다.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던 이종욱, 나성범도 줄줄이 안타를 쳤다.

이처럼 김 감독이 생각했던 ‘무기’ 박석민의 효과는 단순히 안타나 홈런이 아니었다. 그가 역할을 해주면서 나오는 시너지효과를 노린 것이다. 노림수는 제대로 통했다. 박석민은 4경기 타율 0.222(9타수 2안타)를 기록했지만 결정적 홈런 2방(3타점)으로 지난 2년간 한 번도 시리즈를 통과하지 못했던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그는 총 25표 중 22표를 얻어 PO MVP를 거머쥐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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