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테임즈-이호준-박석민(왼쪽부터).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차전의 마이클 보우덴은 136구를 던지며 7.2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두고두고 회자될 호투였다. 1차전 더스틴 니퍼트(8이닝 무실점)와 2차전 장원준(8.2이닝 1실점)이 기록한 투구수 116개를 크게 뛰어넘었다. 선발을 한 이닝 더 가져가는 두산의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보우덴은 경기 초반 투구수가 많았음에도 제 몫 이상을 해냈다. 8회말 위기 상황에서 박민우를 잡고 2사를 만든 뒤 내려갔는데 그게 컸다. 1사 1·2루와 2사 1루는 상황이 아예 다르다. 만약 1사 1·2루가 되고 교체됐다면, 두산 벤치는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초반만 해도 보우덴은 한 달 이상의 경기 공백을 느낄 수 있었다. 초반에 컨트롤이 완벽하지 못했다. 그러나 포수 양의지가 영리했다. KS는 강팀, 그리고 좋은 선수들이 모이는 자린데 양의지의 리드가 더욱 돋보였다. 투수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리드하는 모습, 즉 제구가 높게 형성되자 자연스럽게 ‘하이볼’을 많이 요구하며 NC 타자들을 자연스럽게 공략해갔다.
보우덴은 완벽한 커맨드가 아님에도 양의지를 믿고 던져 좋은 결과를 냈다. 장점이 된 셈이었다. 특히 1회부터 3회까지 투구와 4회 무사 1·2루 위기 이후의 투구는 완전히 상반돼 있었다. 실점 위기에서 NC가 자랑하는 중심타선, 에릭 테임즈와 이호준, 박석민 세 타자를 막은 게 컸다.

NC 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반면 NC는 또 다시 클린업트리오가 해결해주지 못했다. 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 이른바 ‘나테이박’은 시리즈 내내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도 무안타로 침묵했고, NC는 이길 수 없었다.
NC 선발 최금강(4.2이닝 2실점)은 예상을 뛰어넘는 호투를 했다. 상대가 두산이고, 2패로 몰린 상황에서 가졌을 부담감을 감안하면, 상당한 호투였다. NC는 지난 6경기 중 5경기를 원투펀치인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가 책임졌다. 그만큼 나머지 선발이 약점이었는데 최금강은 충분히 잘 했다.
두산은 완벽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완벽한 두산의 승리’ 보다 ‘NC 타자들의 완벽한 패배’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 NC 공격력이 이렇게 안 풀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두산 투수들이 강력한 건 맞다. 그러나 중심타선이 이렇게 못 친다면, 김경문 감독도 경기를 풀 방법이 없다. 9회 추가실점이야 에너지를 다 쏟아낸 상황에서 나왔고, 어쩔 수 없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