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박민우. 스포츠동아DB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창단팀의 첫 지명선수로 이름을 올려 그해 퓨처스리그(2군)부터 구단의 역사와 함께 걸어온 선수들이 있다. 나성범(27) 박민우(23) 김성욱(23) 이민호(23)는 팀의 첫 출발부터 사상 첫 KS까지 팀과 함께 성장해왔다.
이중 나성범과 박민우는 창단 이후 줄곧 주축타자로 NC 타선을 지켜왔다. 나성범은 타자 전향 후 빠르게 성공가도를 달렸다. 고졸 신인이었던 박민우는 수비 문제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50도루로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정상급 리드오프로 성장했다.
여전히 박민우에겐 수비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창단 첫 가을야구였던 2014년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2-3으로 추격 중이던 9회 내야 뜬공을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고, 지난해엔 PO 1·3차전에서 송구실책을 1개씩 범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 연달아 패배와 연결된 결정적인 악송구로 2군에 내려가 안정을 취하기도 했다. 데뷔 후 끊임없이 시달린 송구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전히 그를 괴롭혔다. 그러나 이후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며 실책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냈다.
PS에서 놀라운 호수비 퍼레이드로 그를 둘러싼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있다. 상황에 따른 적절한 시프트로 박민우가 지키는 NC의 2루는 탄탄해졌다. 그러나 PO 1차전부터 매 경기 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하다 KS 2차전에서 2차례의 병살로 고개를 숙였다. 다시 일어설 때다.
박민우는 PS 호수비의 비결에 대해 “항상 긴장이 되지만 물 흐르듯 하려고 한다. 신경 쓴다고 실책이 안 나오는 것도 아니다. 이젠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수비에 관해서 생긴 ‘내성’으로 2차전 실패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민우의 실패 극복기는 NC 선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각자 큰 경기에서 실수의 아픔을 겪거나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고 있지만, 지금의 시간을 이겨내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NC는 값진 가을을 보내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