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들이 본업 활동을 위해 예능 바닥을 떠나고 있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음악 활동이라는 적절한 명분 아래 자진 하차 수순을 밟고 있지만 해당 프로그램에는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최근 리쌍의 멤버 개리는 7년 간 함께 해 온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하차 의사를 밝혔다. 이유는 역시 “음악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는 것이었고 ‘런닝맨’ 멤버들과 제작진은 6일 방송분을 통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개리를 놓아주었다.
이런 가운데 ‘판타스틱 듀오’ 시간대로 이동이 예정된 ‘꽃놀이패’의 은지원, 이재진도 젝스키스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하차를 고려 중이다. 다음 주자로는 같은 소속사 후배인 강승윤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많은 가수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방송에서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적어지자 예능으로 눈을 돌려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들은 언제나 본업을 위해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예능에서 발을 뺐다. 정말 이들은 예능과 음악이라는 두 마리 토끼 포획이 그토록 어려웠던 것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곡을 만드는 과정을 고도의 집중력과 고통을 요구한다. 뮤지션들이 다수의 예능에 출연하면서 고퀄리티의 앨범을 만든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MBC ‘라디오스타’를 비롯해 각종 예능에서 활약 중인 윤종신을 언급하면서 “그런 이유로 윤종신이 뮤지션들 사이에서 대단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다.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로 매 달 새로운 곡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어지간히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라면 엄두도 못낼 일”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다른 방송 관계자는 “앨범 작업의 어려움 외에도 그들이 뮤지션으로서 보여주는 음악적 색깔이 무거울수록 예능 활동에서 오는 고민이 더 커진다. 진지한 음악을 만들어도 예능 속 이미지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예능은 가수들이 음악 활동을 하는데 있어 백해무익한 분야인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한 가요 관계자는 “절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좋은 음악을 만들어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면 쓸모가 없는 것이다. 예능은 음악 무대가 적어진 지금 가수의 이름과 곡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며 “가수로서 본업(음악활동)과 부업(예능) 사이에 균형을 잡아내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리쌍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