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신인 최준용은 23일 잠실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25점·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의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득점이었다. 사진제공 | KBL
문경은 감독 지시 떨어지자 공격본능 입증
최준용 “신인왕 욕심보다 팀 성적이 우선”
SK 신인 최준용(22·200.2cm)은 23일 잠실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25점·12리바운드를 올렸다. 이는 최준용의 프로 한 경기 최다득점이었다. 올 시즌 프로에 데뷔한 신인들 중 처음으로 한 경기 20점 이상 기록이다. SK 입단 이후 수비,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집중했던 그가 공격본능을 제대로 뽐냈다.
눈여겨볼 대목은 최준용이 벤치의 지시를 잘 이행한다는 점이다. SK 문경은 감독의 지시에 따라 삼성전 이전까지는 대부분 속공 상황에서의 공격을 제외하면 도우미 역할에 치중했다. 그 때문에 개인 득점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에선 달랐다. 문 감독은 삼성전을 앞두고 상대 포워드들이 수비가 약하다는 점을 파고들기 위해 최준용에게 공격을 주문하며 따로 준비를 시켰다. 특히 삼성 문태영과 매치업이 되는 경우, 개인돌파 등 공격 시도를 자주 하라고 지시했다.
최준용은 이를 100% 수행했다. 매 쿼터 꾸준히 득점했다. 2점슛 성공률이 69%(11개 시도·7개 성공)에 이르렀다. 3점슛도 7개를 던져 2개를 적중시켰다. 3점슛 성공률(29%)은 아쉬웠지만, 최준용의 분전으로 SK는 외국인선수가 1명 부족한 상황에서도 삼성과 시소게임을 펼칠 수 있었다. 벤치에서 공격 주문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제 몫을 할 수 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SK 최준용. 사진제공|KBL
그러나 최준용은 만족하지 않았다. 팀이 78-83 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전에선 사실 다른 형들의 몸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공격을 더 했는데, 팀이 져서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선수들이 수비를 잘 못하기 때문에 공격을 많이 시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준용은 연세대 재학 시절 공격력이 좋기로 정평이 난 선수였다. 그러나 프로에선 공격 욕심을 버렸다. 그는 “대학에서는 10번 공격하면 7번은 내가 했다. 하지만 지금은 팀에 공격을 잘하는 형들이 더 많다. 계속 리바운드와 디펜스만 신경 쓰면서 경기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없는 날이면 슈팅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훈련에 집중하는 등 공격력 향상을 위한 준비도 빈 틈 없이 하고 있다.
문 감독은 최준용의 몸 상태를 걱정하고 있다. 대학리그를 뛰고 SK에 곧바로 합류한 최준용은 매 경기 적게는 20분에서 많게는 37분 정도를 소화한다. 그러나 최준용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몸이 많이 안 좋았으면 이렇게 뛸 수 없다. 나쁘지 않다”며 “힘들지만 시합에 들어가면 다 잊고 뛰게 된다”고 얘기했다.
최준용은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SK 는 시즌 초반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신인왕도 좋지만 팀 성적이 우선이다. 우승이 가장 큰 목표다. 팀이 잘하면 상은 따라온다.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