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이세영+정이랑 'SNL'은 왜 욕받이를 자처하나

입력 2016-12-04 12: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슈DA:다] 이세영+정이랑 'SNL'은 왜 욕받이를 자처하나

tvN 'SNL코리아8'이 연이은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출연자를 성추행한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개그우먼 이세영에 이어 크루 정이랑이 엄앵란의 유방암을 비하한 개그로 비난받고 있는 것이다.

3일 'SNL코리아8'에서는 그룹 마마무가 메인 호스트로 출연해 코너 '불후의 명곡'을 꾸몄다. 크루 정이랑은 배우 엄앵란 분장을 하고 등장해 마마무 화사와 노래 대결을 했다. 정이랑은 노래 가사에 가슴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엄앵란 성대모사로 "나는 잡을 가슴이 없어요"라고 우스꽝스럽게 말했다. 이를 들은 크루 안영미는 "가슴이 없다는 거.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며 정이랑과 콩트 호흡을 맞춰 웃음을 유도했다.

문제는 엄앵란이 지난해 말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한 쪽 가슴을 절제하는 대수술을 받았고, 이후 엄앵란은 MBC '휴먼다큐 사랑'에 출연해 "겨드랑이 안쪽이 감각이 없다. 몸 한쪽이 떨어지니까 슬프고 기분 나쁘고 기죽는다"며 수술 후 심정을 밝혔다는 점이다.


'SNL' 속 정이랑의 콩트는 유방암으로 인해 가슴 한쪽을 절제해야 했던 고통을 겪은 엄앵란을 개그 소재로 사용했고, 일부 시청자는 엄앵란을 심각하게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SNL코리아8' 제작진은 4일 동아닷컴에 "시즌8 초반부터 정이랑은 ‘김앵란’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며 "엄앵란의 개인사를 정말 파악하지 못했고 노래 가사를 정이랑 본인의 이야기에 빗대어 애드리브를 하다가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논란이 일어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사과 드린다. 재방송에서는 해당 장면을 삭제 조치했다. 앞으로 더욱 주의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SNL코리아8'은 지난주내내 사과만 했다. 크루 이세영이 B1A4, 블락비, 인피니트 멤버들의 주요 부위를 만지는 영상으로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고 제작진은 이세영을 프로그램에서 잠정 하차하기로 했다. 현재 이세영은 경찰 조사까지 받게되는 상황에 처해있다. 더불어 이번 엄앵란 패러디가 등장한 방송은 신동엽이 제작진과 크루를 대표해 이세영 논란을 재차 사과하면서 마무리되기까지 했다. 엄앵란 패러디로 'SNL코리아8' 제작진의 부주의가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SNL코리아'는 욕받이를 콘셉트로 하는가 아니면 왜 욕받이를 자처하는가.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SNL코리아8' 방송캡처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