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인국, ‘쇼핑왕 루이’ 만든 건 8할이 강아지 영상

입력 2016-12-07 1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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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서인국은 그의 행보 자체가 하나의 역전극이었다.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의 첫 우승자가 되어 가수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해 이제는 한 명의 어엿한 연기자로 성장했다.

그런 그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역전극을 썼다. SBS ‘질투의 화신’에 맞서 시청률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한 것.

“사실 ‘질투의 화신’보다 우리 드라마가 조금 늦게 시작해서 약간의 초조함이 있었어요.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가 방송하는 걸 모르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러나 당시의 서인국은 굳이 조정석-공효진, 이상엽-김하늘이 포진한 수목극 대전에 뛰어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38사기동대’를 통해 이미 충분한 성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38사기동대’ 촬영이 종료되자마자 ‘쇼핑왕 루이’에 뛰어들었다. 왜였을까.


“뻔하지 않아서요. 제작 발표회 때부터 기억을 재벌 3세와 강원도 산골 소녀가 만나 사랑을 한다는 큰 줄기 때문에 ‘너무 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하지만 루이가 자기 혼자 소화전에 머리를 부딪쳐서 기억을 잃은 상황도 그렇고 복실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 자체를 색다르게 그려져서 좋았어요.”

실제로 ‘쇼핑왕 루이’는 그래픽을 통해 루이에게 강아지 귀와 꼬리를 달아주는 한편 만화 같은 요소를 곳곳에 집어넣어 사랑을 받았다. 서인국이 내면에 숨겨둔 ‘대형견 매력’이 빛을 발한 드라마였다.

“루이와 복실이 함께 하는 장면 중에 민망했던 때도 있었어요. 제 실제 성격은 루이보다는 ‘고교 처세왕’ 이민석에 가까운데 반대로 루이는 젤리 같고 강아지 같은 성격이에요. 그래서 루이의 행동을 연기할 때 강아지 애교 영상을 많이 참고 했어요.”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루이와 강원도 산골 소녀 복실의 사랑 이야기는 조금씩 안방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셨다. ‘쇼핑왕 루이’ 속 레드카펫 키스신은 그렇게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는 명장면이 되었다.

“기분 좋으면서도 민망하죠. 전 키스신이 드라마의 꽃이라고 생각해요. 키스신 이전까지 만들어진 서사가 있기 때문에 그 장면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거든요. 그 때 레드카펫 키스신에서는 루이스럽게, 순수하게 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016년, 서인국은 ‘쇼핑왕 루이’라는 작품을 만나 시청률 역전도 이뤘고, ‘38사기동대’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각 시상식에서도 수상에 성공했다. ‘승승장구’라는 말이 딱 어울렸던 한 해다.

“연말 시상식 기대하냐고요? 결과가 좋게 끝난 만큼 약간의 기대는 하죠. 그래도 그런 것보다는 올해 연기를 하면서 제가 그동안 몰랐던 영역을 알게 된 것이 더 뿌듯해요. 연기를 할 때 주변이 안 보이고 오로지 저와 상대만 보이는 순간이 있었어요. 그 몰입의 순간이 제일 배우로서 행복한 것 같아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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