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너마저…, OK저축은행 깊어지는 고민

입력 2016-12-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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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저축은행 모하메드. 천안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어지간히 비관적 상황에 몰려도 웃음을 잃지 않던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의 얼굴이 11일 현대캐피탈전 패배 직후 굳어졌다. 6연패도 아팠지만 구상했던 게임 플랜을 실행하지 못한 답답함이 묻어났다.

어렵사리 구한 모로코 출신 새 외국인 라이트 모하메드가 2번째 경기 만에 허리통증을 호소한 것이다. 모하메드는 1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 원정 2세트부터 강영준으로 돌연 교체됐다. 모하메드는 3세트 OK저축은행의 작전타임 때에는 벤치에 앉아 아예 일어나지도 않았다. 이후 백업선수들이 몸 푸는 곳으로 옮겨서도 시무룩한 표정으로 가장 뒤에 서 있기만 했다. 4세트 막판 잠깐 들어왔지만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다시 교체됐다. 김 감독을 포함한 코치, 선수들과 어떤 교감도 나누지 않았다. 12득점을 해냈으나 실책도 6개에 달했다. 시즌 중인 전 소속팀에 이적료까지 주고 데려온 선수라 OK저축은행의 낭패감은 더하다.

김 감독은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한 직후, “허리통증을 갑자기 알려왔다”고 해명했다. 아파서 못 쓴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는 얘기였다. V리그에 오기 전, 터키리그에서 뛸 때부터 모하메드가 허리통증을 안고 뛰었다는 사실을 OK저축은행은 알고 데려왔다. 그러나 오자마자, 경기 중에 아프다고 하니, 김 감독은 또 하나의 ‘시한폭탄’을 달고 다니는 셈이다. 김 감독은 “자기는 ‘괜찮다’고 하는데 누가 봐도 아픈 게 맞는데 ‘뛸 수 있다’고 한다”고 혀를 찼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이슬람 계율에 위배되는 돼지고기를 제외한 음식은 다 잘 먹는다. 이슬람 교인이지만 개방적인 성격”이라고 말했다. 팀 적응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데서 문제가 터지자 김 감독은 “마가 낀 것 같다”는 말만 되뇌었다.

천안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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