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씨수말 정액 한방울=다이아 1캐럿

입력 2016-12-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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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가 무려 40억원을 주고 도입한 씨수말 ‘테이크차지인디’. 미국 국적의 7세마로 북미 3대 혈통으로 불리는 ‘A.P. Indy’의 아들이다. 사진제공 l 한국마사회

■ 마사회 ‘테이크차지인디’ 국내 도입

북미 3대 최고혈통 ‘A.P. Indy’의 자마
국내 최고 ‘메니피’에 비등한 몸값 자랑


한국마사회가 40억원의 씨수말을 도입했다. 몸값만 놓고 보면 국내 최고의 씨수말 ‘메니피’와 비슷하다. 미국, 영국 등 북반구 전체를 돌며 어렵게 구매한 명마(名馬)다. 북미 3대 혈통으로 불리는 ‘A.P. Indy’의 자마다.


● 명마의 정액 한 방울은 다이아몬드 1캐럿과도 맞먹는다?

경마산업에서 씨수말이 가지는 상업적 가치는 높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씨수말 가운데 최고 몸값은 2006년 한국마사회가 들여온 ‘메니피’다. 40억원에 도입됐다. ‘메니피’는 해마다 뛰어난 자마를 배출하며 돈값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메니피’와 맞먹는 몸값의 주인공은 ‘테이크차지인디(Take Charge Indy)’다. 미국 국적의 7세마로 최고혈통을 자랑한다.

부마 ‘A.P. Indy’는 ‘노던댄스’, ‘미스터프로스펙터’와 함께 북미 3대 혈통마로 불리는 씨수말이다. 뛰어난 자마를 많이 배출했다. 현재 미국 최고 씨수마 ‘태핏’도 아들이다. ‘태핏’은 국내에서 씨수말로 활동 중인 ‘한센’의 부마다. 한국마사회가 ‘한센’과 ‘테이크차지인디’를 차세대 주력 씨수말로 키우려는 이유도 ‘A.P. Indy’의 혈통 때문이다.

모마‘Take Charge Lady’도 만만치 않은 혈통이다. 현역 시절 3년간 20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씨암말로도 성과를 냈다. 2010년 출산한‘Will Take Charge’는 현역 시절 4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경주마다. 현재는 미국에서 교배료로 3만 달러를 받는 씨수말로 활약 중이다.

부마와 모마로부터 최고의 피를 물려받은 경주마답게 ‘테이크차지인디’ 역시 현역시절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6.5마신차 대승을 거두며 화려한 데뷔를 했다. 3세 때는 플로리다더비(GⅠ)에서 우승하며 최상급 경주마로서 능력을 확인시켰다. 플로리다더비는 미국 최고 3세마 경주 중 하나다.

‘테이크차지인디’의 질주에 제동이 걸린 것은 플로리다더비(GⅠ) 우승 직후였다. 부상으로 켄터키더비 도전이 무산됐다. 1년 가까이나 경주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4세 때 멋지게 재기에 성공했다. 5세 때는 교배로 2만 달러를 받는 씨수말로 데뷔했다.


● 선발·교배 프로그램 ‘케이닉스’로 돌려보니

씨수말로서 ‘테이크차지인디’의 능력은 아직 완벽히 검정되지 못했다. 최근 데뷔해 아직 자마들이 경주에 출전하지 않은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마사회가 거금을 들여 구매를 결심한 이유는‘혈통’과 ‘유전능력’에 있다. 한국마사회는 씨수말을 도입하고자 올해 영국을 비롯해 미국, 아일랜드 등 북반구 전체를 일주했다. 검수한 씨수말도 62두였다. 그 과정에서 한국마사회는 자체 개발한 ‘케이닉스(유전정보를 활용한 세계 최초의 선발·교배 프로그램)’를 활용해 씨수말의 유전 능력을 검증했다. 그 결과 ‘테이크차지인디’가 유전적으로 중장거리에 뛰어난 능력이 있음이 밝혀졌다. 한국마사회는 “‘메니피’의 자마들이 상대적으로 중단거리에 강한데, ‘테이크차지인디’의 자마는 중장거리에 강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인 국산마를 배출하려는 마사회의 장기목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테이크차지인디’가 씨수말로서 가진 ‘잠재력’에 기대해 마주에게 접근 했지만, 협상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마사회가 제시한 거액에도 마주는 쉽사리 판매를 결심하지 못했고 결국 ‘2017년 이후 되사갈 수 있다’는 옵션을 걸고 나서야 마사회의 손에 들어올 수 있었다. ‘테이크차지인디’는 현재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검역절차를 밟고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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