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롯데 아두치-린드블럼-전 두산 볼스테드-전 한화 앨버스(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나란히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짐 아두치(31)와 조쉬 린드블럼(29)은 방출과 재계약 실패의 아픔을 딛고 새 출발을 꿈꾼다. 우선 아두치는 6월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돼 한국을 떠나야했다. 지난해 구단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으로 이름 날렸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코리안 드림을 접었다. 본인으로선 명예회복이 필요한 상황. 아두치는 이달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내년 재도약에 나선다.
셋째 딸의 병마 치료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 린드블럼은 마이너리그(피츠버그)에서 2016년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 13승을 거두며 에이스 노릇을 펼쳤지만 올해 30경기 10승13패 방어율 5.28이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구위가 떨어져 애를 먹었다. 본인을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제 모습을 찾는 일이 급선무다.
아두치와 린드블럼이 가장 최근까지 한국 무대를 누볐던 이름이라면, 재기 명단엔 국내 팬들에게 추억으로 남은 얼굴들도 여럿 있다. 2011년 KIA에서 7승5패 방어율 3.48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던 호주 출신의 좌완투수 트레비스 블랙클리(34)는 디트로이트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았다. 최근까지 한국 유턴을 희망했지만, 마땅한 러브콜이 없자 결국 행선지를 미국으로 변경했다.
한국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지만,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도약에 나선 선수들도 있다. 좌완투수 앤드루 앨버스(31)와 우완투수 크리스 볼스테드(30)다. 둘은 2014년 한국땅을 밟아 한화와 두산 유니폼을 입고 한 시즌을 보냈다. 기대는 컸지만 성적은 별로였다. 각각 6승13패, 5승7패에 머문 채 재계약에 실패했다. 둘은 그러나 올겨울 애틀랜타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 마이너리그팀에서 기회를 노린다.
이들의 출발선상은 모두 내년 2월부터 열리는 팀의 스프링캠프다. 여기서 가능성을 보여야 마이너리그 주전 자리는 물론 빅리그 진입까지 가능하다. 이들은 과연 코리안 드림의 아픔을 딛고 아메리칸 드림을 완성해낼 수 있을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