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영향으로 유통업계가 합리적 가격대의 설 선물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한우·굴비를 활용해 5만원짜리로 제작한 GS25의 신선식품 선물세트(왼쪽)와 세븐일레븐의 ‘요구르트젤리 2종세트’. 사진제공|GS리테일·세븐일레븐
잘 나가는 소형 가전제품
실속형 명절 선물이 대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합리적인 명절 선물 수요 증가 등 설 명절을 앞둔 유통업계에 큰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우선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백화점 명절선물 카탈로그 구성이 바뀌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그간 한우·과일·굴비 등 상품군끼리 묶어 금액에 상관없이 상품을 구성했는데 이번 설 명절부터는 5만원·10만원·20만원 등 금액대별로 홍보물을 제작한다. 상품군에 상관없이 금액기준에 맞는 가성비 높은 상품을 엄선해서 선보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대신 ‘쌍다리 돼지불백세트’를 5만원에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현대백화점 측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45년 전통 연탄 불고기 전문점 제품”이라며 “바이어가 오랜 기간 공들여 제품화한 것”이라고 했다.
편의점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저렴한 가격대의 설 선물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 GS25는 2017년 설 선물세트 중 5만원 이하 상품을 2016년 설 대비 50여종 늘린 373종, 무료배송 상품은 40여종 늘린 480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우·돼지고기·굴비를 활용해 5만원짜리로 제작한 신선식품 선물세트 30여종을 카탈로그 별도 페이지로 구성해 눈길을 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자체브랜드(PB) 히트상품인 ‘요구르트젤리 2종세트’(1만8000원)가 눈에 띈다. 또 급증하는 1인 가구 수요에 맞춰 소형 가전제품 코너도 마련, 기펠 레이나 전기 오븐(4만5000원)을 비롯해 테팔 미니 전기주전자(5만9000원), 일렉트로룩스 커피메이커(5만9000원) 등을 선보였다. 미니스톱도 캐릭터를 활용한 소형 가전제품인 ‘마이프렌드 미니 가습기’, ‘라인프렌즈 브라운 공기청정기’ 등을 내놓았다.
김종현 미니스톱 서비스팀 MD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기존의 전통적인 선물세트 보다는 저렴하고 실속 있는 상품 위주로 구성했다”며 “캐릭터 상품과 저가 정육·청과 등 최근 고객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구성한 만큼 고객들이 보다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