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WBC 국가대표팀 투수코치가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괌으로 미니캠프를 떠나기 전 취재진과 만나 “WBC는 힘든 대회”라며 우려하고는 “투수교체 타이밍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동아DB
● 규정 복잡한 WBC, 투수교체 타이밍이 관건
이번 대회 28명의 최종엔트리 가운데 투수는 13명. 오승환과 양현종, 차우찬, 장원준, 이대은을 비롯해 이현승(두산), 원종현(NC), 임정우(LG), 임창용(KIA), 박희수(SK), 우규민, 심창민(이상 삼성), 장시환(kt)이 그들이다. 국제대회 경험 등에 비춰볼 때 과거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선 코치는 “이번 WBC는 매우 힘든 대회”라면서도 “선발투수의 비중 자체가 다른 국제대회와 견줘 크지 않다. 중간과 마무리까지 연결을 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회 요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2013년 제3회 대회 때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시 투수가 한 경기에서 던질 수 있는 공은 1라운드 65개, 2라운드 80개, 준결승과 결승 95개로 제한됐다. 그뿐만 아니라 50개 이상 투구 시 4일, 30개 이상 49개 이하 투구 시 1일, 2일 연속투구 시 1일 휴식 등의 규정도 있었다. 이 같은 규정은 마운드를 운용하는 데 큰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선동열 투수 코치(가운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한국은 3월6일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네덜란드(7일)~대만(9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만만치 않은 여정이다. 선 코치는 “투수가 연투를 하면 휴식을 취해야 한다. 게다가 한 달 먼저 시즌을 시작하는 셈이라 몸 상태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내가 (김인식) 감독님께 투수들의 몸 상태를 보고할 때 잘해야 한다. 이번 대회는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던지는 것이 힘든 만큼 교체하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 “소속팀 훈련과 똑같이 생각하라”
선 코치는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국제대회에서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06년 WBC(준결승 진출)와 2015년 프리미어12(우승) 대표팀 코치를 맡아 선수들을 도왔다. 풍부한 경력만큼이나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남다르다. 이번에는 선수들에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소속팀의 전지훈련과 똑같이 생각하고 임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내 경험상 대표팀에선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맡기는 편이라 힘든 훈련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국제대회 직후 정규시즌에 성적이 떨어지거나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선수들에게도 이 부분을 강조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국제공항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