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이 최고 시청률 22.8%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피고인’은 4회 만에 전국 시청률 18.7%(닐슨 미디어 리서치, 이하 동일 기준), 수도권 시청률 20.8%를 기록, 1위 자리를 확실하게 굳혔다. 2049 시청률 역시 타사 경쟁프로그램의 두 배 이상이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은 박정우(지성)와 절친 강준혁(오창석)의 ‘남자끼리의 술 한 잔’이다. 박정우는 절친 강준혁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준혁은 수사관에게 묘하게도 “절차를 밟아 정우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라”고 말한다. 조사실에 도착한 박정우는 준혁이 준비한 회 한 접시, 소주 한 병과 마주한다. 준혁은 “너하고 술 한 잔 하고 싶었다”며 자신의 잔에 먼저 술을 따른다.
이어 정우의 잔에 술을 따른다. 그리고 “언제 또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는데… 우리 자주 마셨잖아.”라면서 “한 잔 씩만 하자”라고 슬프게 말한다. 삭막한 조사실에서 죄수복을 입은 친구에게 딱 한 잔의 술을 권하는 절친 검사. 차가운 회 한 접시 역시 쓸쓸한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고… 말없이 소주 한 잔 씩을 마시는 두 남자에게서 슬프면서도 역설적으로 너무나 따뜻한 이중적 감성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러나 이어진 장면에서는 이와 대비되는 엄청난 반전이 벌어진다. 바로 지성이 아내와 딸을 죽였던 그 날, 찾아온 사람이 있었음을 정우가 벨소리를 통해 기억해냈고, 그 사람은 바로 절친 강준혁 검사였던 것. 그러나 그가 강준혁이라는 사실은 시청자만이 알 뿐, 정우는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강준혁이 박정우에게 건넨 술 한 잔의 의미는 '친구의 사과’일까? 아니면 ‘악마성의 절정’일까.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