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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은심(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그런데 북한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오랜 시간 북한여자축구의 ‘에이스’로 활약한 라은심(29·압록강체육단)의 은퇴다. 아시아축구 소식에 밝은 한 관계자는 5일 “라은심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표팀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현역에서 완전히 물러났는지의 여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소속팀 개념이 그리 크지 않은 북한스포츠의 특성상 완전히 유니폼을 벗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라은심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03년 10월 제주 서귀포에서 펼쳐진 남북친선경기에서였다. 당시 2골을 몰아치며 북한의 4-0 대승을 이끈 라은심은 이후 동아시안컵, 아시안게임, 올림픽 예선 등 굵직한 국제대회 때마다 태극낭자들을 괴롭혔다. 특히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1-3 한국 패)에서의 2골, 2012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2-3 한국 패)에서의 1골은 한국 입장에선 몹시도 뼈아픈 실점들이었다.
물론 변수는 있다. 4월 아시안컵 예선에 대비해 김광민 북한여자대표팀 감독이 ‘한국에 강했던’ 베테랑을 다시 호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라은심은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원정을 준비 중인 윤 감독이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세대교체를 잠시 미룬 이유 또한 북한처럼 이번 아시안컵 예선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남북이 동반 출전할 3월 키프로스 친선대회는 라은심의 은퇴 여부를 비롯한 서로의 전력을 미리 탐색해볼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