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원을 받고 친정팀 롯데로 복귀했다. 롯데는 확실한 4번타자와 흥행카드를 모두 얻었다는 평가. 이대호의 합류에 따른 롯데의 예상성적을 바라보는 시각은 가지각색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1차 전지훈련에서 수비 훈련 중인 이대호.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 “롯데 5강? 어렵다”
프런트 A는 “지난해 8위팀이 이대호 한명 들어왔다고 5강에 들어간다는 희망 자체에 거품이 껴있다”고 단정했다. “요즘 유행하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로 얘기하면 이대호가 왔어도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이 빠진 이상, WAR 플러스가 크지 않다. 게다가 롯데 마운드는 약하다. 롯데가 판도 자체를 흔들긴 어렵다”고 예측했다.
프런트 B도 “티셔츠와 표는 많이 팔릴 것이다. 관심도 받을 것이다. 다만 성적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인사는 “이대호가 아무리 ‘조선의 4번타자’여도 류현진(LA 다저스)과 다르다”는 말을 했다. 144경기 체제에서 선발투수 보강 없이 순위를 끌어올리긴 어렵다는 뜻이다. “이대호는 4사구로 보내면 끝이다. 이대호가 주자로 나가면 롯데 득점은 어려워진다”고도 지적했다.
해설위원 C는 “모든 것이 다 맞아 떨어질 때 5위권”이라고 봤다. “롯데의 센터라인이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진다. 롯데는 이대호 데려온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받쳐줄 외국인타자를 찾았어야 했는데 번즈는 아직 물음표”라고 덧붙였다. C 역시 “이대호를 1루로 내보내는 것을 상대가 겁내지 않을 텐데 롯데가 이에 대한 고민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해설위원 D는 “투수진도 물음표, 조원우 감독도 물음표”라고 봤다. 이대호를 극대화할 토대가 롯데 안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얘기다.
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 “이대호는 클래스가 다른 타자다”
이대호 개인 역량에 대한 의심은 거의 없었다. A는 “황재균이 4번타자를 맡다 이대호가 4번을 치는 것을 상상 해봐라. 느낌이 다르다. 이대호는 ‘걸러야겠다’는 느낌을 주는 타자”라고 평했다. B도 “나이를 고려할 때 하향곡선을 그릴 테지만 그래도 지난해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비자발적 휴식을 많이 취한 편이었다. 당장 2017시즌 체력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C 역시 이대호가 잘할 것이라고 동의했지만 타격 7관왕 등 KBO리그를 평정한 모드는 비관적이다. 이대호가 문제가 아니라 팀 롯데의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롯데는 이대호 혼자 끌고 간 팀이 아니었다. 위, 아래 타선이 다 터졌다. 이것이 결정적 차이인데 롯데가 혹시 ‘이대호가 왔으니 되겠지?’ 이렇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짚었다. D도 “‘150억 선수고 일본, 미국야구를 거친 선수인데 50홈런을 치겠지’ 이런 식으로 바라보는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 “롯데의 이대호 영입효과는 흥행에서 더 발휘될 것”
A는 “부산 지역정서를 바꿔놓기에 이만한 카드가 없었다. KIA 최형우(4년 100억원)와 이대호의 나이도 따져보면 1년 차이”라는 말로 롯데의 4년계약을 우호적 시선으로 봤다. B 역시 “롯데는 모멘텀이 필요했다”는 한마디로 이대호 영입을 이해했다. C는 “방송국에서 개막전부터 1순위 중계로 (한화가 아니라) 롯데를 선호할 움직임이 있을 정도”라고 반향을 소개했다. D는 “자신감이 떨어진 롯데 선수들이 기댈 수 있는 부분을 이대호한테 찾을 수 있다. 최근 4년간 롯데가 야구를 못한 다음에 이대호가 돌아온 것이라 부산 민심이 크게 반응할 것이다. 야구 잘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팬심을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