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삼성 이승엽은 괌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삼매경에 빠져있다.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이승엽은 지명타자가 아닌 1루수로 은퇴하기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삼성 김한수 신임감독은 부임 직후 이승엽에게 지명타자와 1루수를 병행시킬 뜻을 밝혔다. 많은 의미가 담긴 결정이었다. 우선 타선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송구가 좋지 않은 구자욱(24)을 1루수에서 외야로 돌리면서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타격에 좀더 신경을 쓸 수 있게 해주려는 마음이 있다. 외국인타자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은 새 외국인타자로 1루수 거포로 영입하려고 움직이고 있지만 이승엽이 수비에 가담을 해준다면 그 또한 체력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삼성 이승엽. 스포츠동아DB
이뿐만 아니다. 이승엽은 올해가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1루수로서 출전하면서 야구팬들에게 그라운드 위에 서있는 그의 모습을 자주 노출할 수 있다. 선수 본인도 은퇴 전 1루수로서 능력을 다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물론 그라운드 위는 총성 없는 전쟁터다. 상대팀과의 전쟁에서 이겨야하지만 이에 앞서 내부경쟁에서 이겨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괌 캠프를 지켜보고 있는 삼성 관계자는 “스스로도 수비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오랜만이라고 했다”며 “불혹이 넘은 나이지만 젊은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다른 선수들도 더 힘을 내는 것 같다. 시너지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