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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김희진. 스포츠동아DB
국가대표 센터 출신인 SBS스포츠 장소연 해설위원은 포지션의 특수성을 이야기했다. “센터는 순간적으로 정교한 공격을 해야 하기에 세터의 토스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IBK기업은행은 이번 시즌 김사니의 몸 상태가 좋지 못했고, 백업세터 이고은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희진의 역량을 극대화할 환경이 갖춰지지 못한 데에는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의 생각도 비슷하다. 9일 흥국생명과 선두 길목에서 붙는 이 감독은 “김사니는 정규시즌까지는 못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고은 체제로 최소 3월초까지 버텨야 한다는 뜻이다. 이고은을 세워도 박정아, 리쉘 등과 이루는 윙 공격의 밸런스는 큰 문제가 없다. 관건은 중앙의 김희진과의 화학반응이다.
이 감독은 김희진 안의 “스피드와 리듬”에 대해서도 말했다. 민감한 지점은 딱히 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훈련시켜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뭔가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운 미묘한 감각을 김희진이 지속적으로 붙잡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그래서 이 감독은 되도록 김희진을 기다려주려고 생각한다. 2015년 배구월드컵 당시의 김희진이 잘될 때의 모습 역시 이 감독은 봐왔기 때문이다. “김희진도 연차(6년)가 됐다. 스스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말을 하는 것도 그래서다. 2015~2016시즌 중 입었던 손가락 부상 트라우마, 2016리우올림픽 후유증도 스스로가 넘어서야 될 장벽이다.
IBK기업은행의 전력구성 상, 김희진을 라이트로 돌릴 순 없다. 후위에서는 라이트로 기능하더라도, 전위에서는 센터를 맡아줘야 팀이 최적조합으로 돌아간다. 이 감독은 “(김)희진이가 리듬을 찾는 데에는 세터를 향한 믿음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희진이 이 고비를 넘느냐가
대권을 향한 IBK기업은행의 최종 퍼즐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