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폐쇄된 ‘노란장벽’·꼴찌팀에 패배…도르트문트, 쓰라린 폭력의 대가

입력 2017-02-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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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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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의 홈구장 지그날 이두나 파크(Signal Iduna Park)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많은 팬들이 찾는 축구장으로 유명하다. 특히 남측 관중석은 입석으로만 약 2만8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고, 이른바 ‘노란 장벽’으로 불릴 만큼 노란색 물결로 장관을 이루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상징적 장소다. 그러나 도르트문트의 상징인 노란 장벽을 당분간은 볼 수 없게 됐다.

5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RB라이프치히의 2016∼2017시즌 분데스리가 19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선 폭력사태가 빚어졌다. 수백명의 도르트문트 홈팬들이 라이프치히 원정팬들을 향해 병을 던지면서 부상자들이 나왔다. 그 중에는 아이들과 여성들도 있어 파장은 더 커졌다.

독일축구협회(DFB)는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얼마 후 DFB는 도르트문트 구단에 10만유로(약 1억2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그날 이두나 파크의 남측 관중석을 폐쇄토록 했다. 도르트문트 구단은 폭력사태 직후 공식 사과성명을 냈고, 주장 마르셀 슈멜처도 사과 인터뷰를 했다. 이처럼 구단과 선수단 모두 발 빠르게 유감을 표명하며 팬들을 위로했으나, DFB의 제재를 피할 순 없었다. 그 여파 때문인지 도르트문트는 11일 최하위 다름슈타트와의 원정경기에서도 1-2로 져 팀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았다.

도르트문트는 당장 18일 볼프스부르크와 홈경기를 치르는데, DFB의 벌금뿐 아니라 입장수익의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악명(?) 높은 ‘팬심’으로 유명한 쾰른과 프랑크푸르트도 과거 DFB로부터 부분적인 관중석 폐쇄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과격한 상황이 더러 나타났지만 종전보다는 다소 부드러워진 팬문화를 갖게 됐다.

DFB의 이번 조치로 독일 축구팬들 사이에선 논쟁이 오가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독일 내에서 두꺼운 팬층을 자랑하는 인기구단인 반면 라이프치히는 ‘자본주이가 만든 축구계의 괴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논란을 배제한 채 순수한 인과관계의 측면에서 보자면 DFB의 조치는 합당하다. 명백히 도르트문트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인기는 잘못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지난주부터 ‘DFB의 조치는 타당한가’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간 집계 결과로는 59.87%의 팬들이 합당한 조치라고 응답했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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