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마무리 보직 의미없다, 팀 경기력이 우선”

입력 2017-03-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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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마무리 보직 의미없다, 팀 경기력이 우선”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둔 한국과 호주의 평가전이 열린 28일 고척스카이돔.

대표팀 훈련에 처음 합류한 끝판대장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의 얼굴에는 웃음이 넘쳤다. 전날(27일) 13시간20분에 걸친 장시간 비행의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탓에 피곤한 기색도 있었지만, 정해진 훈련을 착실히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려 노력했다.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오래간만에 선수들과 함께해서 기분이 좋다. 고척돔 방문도 처음인데 정신이 없다”며 “선수들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까지 다녀오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나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오승환이 가장 강조한 것은 컨디션, 즉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도 “오승환의 컨디션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잘 모르겠다”며 “마무리투수의 95%는 강속구가 주무기인데, 컨디션이 좋고 나쁠 때의 차이가 크다”고 우려한 바 있다. 오승환은 3월2일 국군체육부대(상무), 3월4일 경찰야구단(경찰청)과 연습게임 중 한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오승환은 “어떤 포인트를 잡고 점검하기보다는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구위를 떠나서 상대 타자와 승부에서 이겨야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미 오승환을 대표팀의 수호신으로 낙점한 지 오래다. “오승환의 합류로 불펜 운용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한 이유도 그래서다. 오승환이 한국(삼성)은 물론 일본(한신)과 미국에서 꾸준히 마무리투수로 활약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꾸준히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진다는 점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이에 오승환은 “국제대회와 같은 단기전에선 팀의 경기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경기에 나가야 한다. 마무리라는 보직도 의미 없다. 누가 나가든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대표팀 합류 전인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딘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범경기 마이애미전에 등판해 1이닝 3안타(2홈런) 2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오승환은 “구위와 몸 상태에는 문제없다고 봤다. 큰 대회를 앞두고 점검한 것”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시차적응에 보통 열흘 정도 걸리는데 그게 가장 걱정이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풀어야 할 문제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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