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황선홍(49)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2월 28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펼쳐진 우라와 레즈와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원정 2차전에서 2-5 완패를 당했다. ‘사이타마 참사’, ‘우라와 치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반에만 무려 5골을 허용하며 맥없이 무너졌다.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홈 1차전에서 ‘브라질 특급’ 헐크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던 서울은 이로써 조별리그 2경기에서 승점을 단 1점도 챙기지 못한 채 2패, 득실차 -4(2득점·6실점)를 기록했다. 나란히 2승씩을 올리고 있는 우라와 레즈(득실차 +7)와 상하이 상강(득실차 +5)에 이어 3위다. 조 2위까지 오르는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6월 장쑤 쑤닝(중국)으로 떠난 최용수 감독에 이어 서울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1위를 달리던 전북현대가 심판매수 사건으로 승점 감점 징계를 받은 데 따른 반사이득임을 부인할 순 없지만, 무서운 뒷심을 보이며 클래식 우승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4강과 FA컵 준우승을 이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서울 사령탑으로 첫 겨울을 보낸 황 감독은 곽태휘과 박주영을 각각 주장과 부주장으로 선임해 팀 분위기를 바꾸고, 패스 성공률을 높이는 콤팩트한 축구를 펼치기 위해 동계훈련에 매진했다. 기대가 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기대이하다. 특히 우라와전에선 포백 수비진이 상대의 패턴 플레이에 전혀 대응하지 못한 채 쉽게 공간을 내줬다. 유현이 지킨 골문도 불안했다. 공격수 박주영과 데얀이 한 차례씩 골맛을 봤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기에는 상처가 너무 컸다.
서울은 15일 F조 최하위 웨스턴 시드니(호주)와 챔피언스리그 원정 3차전을 벌인다. 그에 앞서 5일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로 올 시즌 클래식 개막전을 치른 뒤 11일에는 강원FC와 원정에서 맞붙는다. 결코 쉬운 일정이 아니다. 초반 행보가 꼬인 만큼 하루 빨리 팀을 안정화시켜야 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