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윤규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윤규진(33)은 필승계투요원의 이미지가 강한 투수다.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친 뒤 2014시즌부터 한화에 복귀해 3년 연속(2014~2016시즌) 40경기 이상 등판했고, 특히 2014~2015시즌에는 승부처에 등판해 2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경기를 마무리하기도 했다.
2016시즌에는 달랐다. 41경기 중 16경기에 선발등판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이닝을 넘겼다(100.1이닝). 올 시즌 선발요원으로 기대가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에는 2015년 10월 오른쪽 어깨 웃자란 뼈 제거수술을 받고 재활 과정을 거치느라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었다. 올해는 일본 오키나와 1차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과 라이브피칭, 연습경기 등판 후에도 통증은 없었다. 2016시즌이 끝나고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부터 쉼 없이 달린 보람이 있다. 윤규진 본인도 “통증이 전혀 없다. 완벽한 몸 상태로 준비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윤규진은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과 포크볼, 슬라이더를 섞어 상대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의 투수다. 직구와 같은 궤적으로 날아가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가라앉는 포크볼은 2스트라이크 이후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안성맞춤인데, 빠른 공과 조합은 더욱 위력적이다. 윤규진의 올 시즌 승부수는 ‘짧은 포크볼’이다. 포크볼은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워 던지는 구종이다. 공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완전히 끼우느냐, 살짝 걸치느냐에 따라 포크볼과 일명 ‘반 포크볼’로 불리는 스플리터로 나뉜다. 윤규진이 언급한 ‘짧은 포크볼’은 단순히 스플리터를 던진다는 의미보다는 상황에 맞게 손가락을 벌리며 포크볼의 각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윤규진은 “구종을 추가하기보다는 기존의 빠른 공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정도가 되면 많은 승리를 따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포크볼의 그립을 짧게 줄이는 연습도 하고 있다. 포크볼을 일정한 각도로만 던지다 보면 실투가 자주 나와 장타를 허용할 수 있다. 포크볼의 각도에 변화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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