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PGA투어, 이보미 빠지면 큰일난다”

입력 2017-03-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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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일본에서 바라보는 이보미

“한국선수들의 JLPGA(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진출이 일본선수들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 ‘골프한류’가 뜨겁다. 2016년 JLPGA 투어에선 이보미(29)가 상금왕, 신지애(29)가 2위, 김하늘(29)이 4위를 차지했다. 그 밖에도 안선주(30), 강수연(41), 전미정(35), 이지희(38) 등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역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올해도 한국선수들의 JLPGA 투어 진출은 계속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4승을 거둔 실력파 이민영(25), 13년차 베테랑 윤채영(30), 그리고 실력과 미모를 갖춘 안신애(27) 등이 일본무대를 밟았다.

한국선수들의 JLPGA 투어 진출로 일본선수들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당연히 고운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분위기는 어떨까.

5일 JLPGA 투어 2017시즌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가 열린 오키나와 류큐골프장에서 만난 닛칸스포츠 히로가즈 가토 기자는 “예전에는 한국선수들에 대한 경계심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로 인해 한국선수들의 일본 진출을 반기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의 일이다. 지금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한국선수들이 일본으로 오면서 투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함께 경쟁하는 일본선수들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의 선두에 이보미가 있다. 가토 기자는 “아마도 지금 JLPGA 투어에서 이보미 선수가 빠진다면 큰일이 날 것 같다. 현재로선 그를 대체할 만한 스타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이보미의 비중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JLPGA 투어에도 많은 스타들이 있다. 미야자토 아이는 여자골퍼 중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지금도 JLPGA 투어 대회에서 가장 많은 팬을 이끌고 다니는 슈퍼스타다. 그러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병행하는 까닭에 JLPGA 투어에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 뒤를 이어 리츠코 류, 와타나베 아야카, 호리 고토네 등이 한국선수들과 경쟁하며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야자토처럼 투어를 대표하는 대형스타는 아니다.

가토 기자는 “JLPGA 투어에선 많은 나라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미국, 대만, 태국, 한국 등의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미만큼 인기를 누려온 스타는 없었다. 일본인이 아닌 한국선수지만,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단한 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보미의 이런 모습은 다른 한국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한국선수들 대부분은 실력뿐만 아니라 팬들을 대하는 태도와 친절함으로 어필하고 있다. 한국에 그런 선수가 많다는 게 부럽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JLPGA 투어에선 한국선수들을 따라다니며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는 팬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투어 3년차를 맞은 김하늘의 팬들 중에는 한국선수들에게 받은 사인모자와 사인볼 등의 기념품을 가방에 가득 넣고 다니며 자랑하는 사람도 있다. 기존 선수들은 물론 이제 막 투어에 데뷔한 윤채영도 벌써 얼굴을 알아보는 팬이 생겼을 정도다. 아직 데뷔하지 않은 안신애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들 모두 일본에서 골프한류를 이끄는 당당한 주역들이다.

오키나와(일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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