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리벤지! “네덜란드에 빚 되갚는다”

입력 2017-03-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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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밴덴헐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4년 전의 빚을 되갚는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들이 4년 전 당한 악몽을 설욕할 기회를 만났다.

네덜란드의 헨슬리 뮬렌 감독은 6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7일 한국전 선발투수를 “릭 밴덴헐크(32·일본 소프트뱅크)”로 공식발표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최고의 선수이기 때문”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이로써 한국의 우규민(32·삼성)과 1985년생 동갑내기 선발투수 매치업이 성사됐다.

한국은 2006년 제1회 WBC 4강 신화,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신화를 만들며 세계만방에 한국야구의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4년 전인 2013년 제3회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당시 한국은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로 패한 뒤 2차전에서 호주에 6-0으로 이기고, 3차전에서도 대만에 3-2 역전승을 거두며 2승1패의 전적을 올렸지만, 결국 네덜란드전 5점차 완패에 발목이 잡혔다. 득실점 차에서 조3위로 떨어져 참사를 경험했다.

네덜란드는 당시만 하더라도 ‘축구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을 뿐, 야구와는 거리가 있는 나라로 평가돼 왔지만, 2013년 WBC에서 4강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전 승리가 행운이 아닌 실력이었던 셈이다.

4년 만에 만난 네덜란드는 더 강해졌다. 4년 전 한국전에 나섰던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 조너선 스쿠프(볼티모어), 잰더 보가츠(보스턴) 등은 당시 유망주였지만,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도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여기에 지난해 빅리그에서 20홈런을 친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도 이번 WBC에 참가했다.

특히 상대 선발투수가 밴덴헐크여서 부담이 더 커졌다. 밴덴헐크는 삼성 시절이던 2013년 7승9패 방어율 3.95로 평범했지만 2014년 13승4패 방어율 3.18로 맹활약했다. 이듬해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로 진출한 뒤 지난 시즌 중반까지 14연승 무패 가도를 달리며 NPB 역대 외국인투수 데뷔 후 최다연승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밴덴헐크는 지난달 27일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도중 열린 KBO리그 두산과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벌써 최고구속 153㎞를 찍었다. KBO리그에서 뛸 때는 던지지 않던 포크볼까지 장착해 한층 더 진화했다는 평가다.

한국대표팀도 그동안 밴덴헐크가 한국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분석을 해왔다. 일단 밴덴헐크를 공략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1라운드에서는 투수당 최대 65개 투구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끈질긴 승부로 밴덴헐크를 조기에 강판시키는 것도 중요한 승부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김인식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밴덴헐크에 대해 “국내리그에서도 많이 던졌고 일본리그에서도 던지고 있고 안다”면서 “1년 동안 100여 게임 하면서, 상대를 알아도 당할 수도 있고 오히려 잘 알아서 좋을 수 있다”는 말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과연 한국이 4년 전 패배를 설욕하고 2라운드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까. 7일 오후 6시30분 고척스카이돔에서 결전의 막이 오른다.

고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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