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특수 ‘심쿵남’ 있잖아

입력 2017-03-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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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를 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포켓몬스터 캐릭터가 포함된 세븐일레븐의 화이트데이 제품군,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화이트데이 캔디를 선보이고 있는 모델들, 캐릭터 인형과 초콜릿·젤리를 인형뽑기 기계 모양의 박스로 포장한 미니스톱의 차별화 상품. 사진제공 l 세븐일레븐·홈플러스·미니스톱

고민없이 지갑 열고 선물하는 남성 증가
밸런타인데이보다 매출 높아 ‘유통 전쟁’
사탕 대신 젤리·초콜릿 구입고객 급증세

‘화이트데이를 잡아라!’

이번 주말 유통업계에 떨어진 특별 미션이다. 3월14일 화이트데이는 남성들이 여자친구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사탕을 선물하는 날. 하지만 올해 트렌드를 보면 기존 사탕에서 젤리와 초콜릿으로 이동한 것이 특징이다. 9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화이트데이 시즌 마다 초콜릿 매출은 2014년 1.5%·2015년 6%·2016년 20% 신장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14일까지 ‘가장 달콤한 화이트데이’를 테마로 다양한 초콜릿 상품을 선보인다. 한욱진 롯데백화점 식품 바이어는 “최근 다양한 해외 브랜드 초콜릿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초콜릿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사탕을 선물하는 것이 일반적인 ‘화이트데이’에도 사탕 대신 질 좋은 프리미엄 초콜릿을 선물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했다.

젤리의 도약도 만만치 않다. 9일 편의점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화이트데이 기간 젤리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66.8%·56.0%·120.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젤리 판매가 늘어난 것은 다양한 상품 기획에서 파생됐다. 탄산음료·아이스크림·요구르트를 젤리에 접목해 신선 상품으로 호소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CU는 ‘사이다 젤리’와 ‘콜라 젤리’를 담은 ‘탄산음료 젤리세트’를 GS25는 ‘자코로로젤리’와 ‘유어스스크류바젤리’를, 세븐일레븐은 ‘PB요구르트젤리 패키지’를 각각 내놨다.

이색 상품 및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세븐일레븐은 요즘 대세인 포켓몬스터 인기 캐릭터 ‘피카츄’를 컵 모양 패키지에 담은 ‘포켓몬 솜사탕’과 ‘피카츄 틴케이스’를 출시했다. 또 미니스톱은 최근 캐릭터 인형뽑기가 유행하는 것에 착안해 인기 캐릭터 인형과 초콜릿·젤리를 인형뽑기 기계 모양의 박스로 포장한 차별화 상품을 준비했다.

또한 홈플러스는 화이트데이 행사 상품을 2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캐쉬 1만1000원권과 포켓몬 영화 1편 무료 관람권이 들어있는 ‘구글플레이 카드’를 증정한다. 김미선 세븐일레븐 선임상품기획자는 “최근 유행하는 캐릭터와 협업 상품 등을 적극 활용해 즐거움을 주고 받는데 중점을 둬 기획했다”며 “향후 유통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과 실속형 소비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 구성으로 데이 행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화이트데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화이트데이 매출이 밸런타인데이 매출보다 높음에 기인한다. 화이트데이에 지갑을 여는 남성들의 객단가가 밸런타인데이에 여성들보다 높기 때문. 9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화이트데이 기간 사탕·초콜릿 구매 객단가는 평균 6만원으로 밸런타인데이 평균 객단가인 4만원보다 2만원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남성들은 비교 검색 등 큰 고민없이 지갑을 여는 편”이라며 “자상하고 애정표현도 서슴없이 하는 일명 ‘심쿵남’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여자친구를 위해 화이트데이 선물을 준비하는 남성이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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