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만난 마라도나…“1986년 태권킥 기억”

입력 2017-03-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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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마라도나-류준열(오른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디에고 마라도나-류준열(오른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 개최 U-20 월드컵 성공했으면”

아르헨티나가 낳은 불세출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7)의 한국방문은 아주 특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62) 부총재와의 만남이 있어서 더욱 그랬다.

마라도나는 15일 수원 아트리움에서 진행될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 추첨 행사 참가를 위해 13일 내한했다. 1995년 아르헨티나 전통의 명문 보카 주니어스 소속 선수로 방한친선경기를 펼친 이후 22년만이다.

마라도나는 ‘FIFA 레전드’의 자격으로 입국한지 채 24시간도 흐르지 않은 14일 오전 수원 화성행궁 광장에서 열린 이벤트에 참석했다. 5대5 미니축구(풋살) 형태로 치러진 ‘레전드 매치’에는 마라도나 외에도 아르헨티나 왕년의 스타 파블로 아이마르(38)가 함께했고, 허 부총재와 한국 U-20 대표팀 신태용(47) 감독, 배우 류준열(31) 등도 동참했다.

허 부총재는 일정상 경기에 나서진 못했으나, 마라도나와 가벼운 인사와 안부를 주고받으며 옛 기억을 더듬었다. 아르헨티나가 정상에 오른 1986멕시코월드컵에서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국가대표로 조우한 둘은 2010남아공월드컵 때는 양국 사령탑으로 재회했다.

하이라이트는 행사 후 이어진 공식 인터뷰였다. 누군가로부터 흑백사진을 건네받은 마라도나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허 부총재가 멕시코월드컵 경기 도중 태권도 발차기를 연상케 하는 동작으로 마라도나를 거칠게 몰아세우는 장면이었다. “좋은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 여러모로 훌륭한 업적을 쌓은 사람”이라고 허 부총재를 추켜세운 마라도나는 “국제대회에서의 매 순간을 기억한다. 특히 큰 경기에서 입은 부상들은 전부 생생하다. 이 장면도 확실히 기억한다”며 밝게 웃었다. 허 부총재도 “(남아공월드컵 이후) 7년 만에 재회해 정말 반가웠다”고 밝혔다.

마라도나는 ‘U-20 월드컵 홍보’라는 본연의 역할도 잊지 않았다. 그는 1979년 U-20 월드컵에서 6골을 몰아치며 아르헨티나에 우승을 안긴 바 있다. “어린 시절 가장 쉽고 값싸게 얻을 수 있는 장난감이 축구공이었다. 많이 축구를 접하다보니 인연이 계속됐다. 어린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를 즐기려는 마음가짐”이라던 그는 “FIFA의 변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열릴 U-20 월드컵이 성공리에 개최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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