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W] EQ900부터 그랜저HG까지·10명 감독의 애마는?

입력 2017-04-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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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의 물결 속에서도 여전히 자동차는 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상징한다. 대한민국에 단 10명밖에 없는 프로야구 감독들은 어떤 자동차를 타고 다닐까.

KBO리그 10명의 감독들은 모두 구단이 제공하는 세단을 타고 있다. 그러나 차종은 팀마다 조금씩 다르다. 차종에 따라 감독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주관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2012시즌 종료 후 삼성은 류중일 감독의 자동차를 체어맨에서 최고급 사양 풀 옵션 에쿠스로 교체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공이 반영된 결정이었다. 특히 당시 삼성그룹은 임원 중 전무급이 체어맨을, 사장급은 에쿠스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이 야구단 감독을 계열사 사장급으로 예우한다며 화제가 됐었다. 이후 다른 구단들의 감독 차량도 전무급에서 사장급으로 연이어 바뀌는 유행이 시작됐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코치시절 벤츠가 애마였지만 지난시즌 종료 후 사령탑에 오른 뒤 구단이 제공하는 제네시스 EQ900 신차를 몰고 있다. 에쿠스의 후속 브랜드인 제네시스 EQ900은 1억1000만원 상당의 대형 세단으로, 국내 승용차 중 최고급 차종으로 꼽힌다. KBO리그 감독 중 상당수가 지난해 출시된 제네시스 EQ900으로 차가 바뀌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해까지 제네시스 G380을 탔지만 올해부터 구단이 EQ900을 새롭게 제공했다. 서울 라이벌 LG 양상문 감독의 차도 EQ900이다.

넥센 장정석 감독의 제네시스 EQ900에는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다. 2016시즌 초 넥센은 염경엽 감독의 자동차를 에쿠스에서 풀 옵션 제네시스 EQ900으로 변경했다. 당시 구단이 차 소유권까지 감독에게 선물했다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지만 법인이 계약한 리스 차량이다. 염 감독이 넥센을 떠나면서 장 감독이 최신형 EQ900을 몰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SK 염경엽 단장의 차는 무엇일까? 특이하게도 구단이 고용한 운전기사가 있지만 법인 차량이 아닌 개인 소유의 벤츠를 타고 있다.

넥센 감독 당시 제네시스를 제공 받은 염경엽.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2012년 NC에 취임했을 때 그랜저HG를 받았던 김경문 감독도 계속 차종이 진화해 현재 제네시스 EQ900을 직접 운전한다.

김진욱 kt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최고급 SUV인 레인지로버를 손수 운전했다. ‘원하는 차를 제공하겠다’는 구단에 김 감독이 선택한 차종이었다. kt에서는 구단이 제공한 최신형 제네시스 EQ900을 몰고 있다.

김응용 전 감독에게 오피러스를 제공하던 한화는 2015시즌 취임한 김성근 감독에게 당시 최고급 모델이던 에쿠스를 지원했다. EQ900출시와 함께 상당수 감독이 에쿠스에서 EQ900으로 갈아탔지만 김 감독의 차는 변함이 없다. 나머지 9개 팀과 다른 점은 김 감독은 유일하게 구단이 고용한 전담 운전기사가 있다. 운전면허증이 없는 김 감독은 고양 원더스 감독 시절에도 차량과 운전기사를 제공 받았다.

SK와 롯데는 타 구단의 변화와 달리 감독에게 모기업 사장급 차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그랜저IG를 타고 있다. 상대적으로 다른 감독들보다 배기량 등에서 한 단계 낮은 사양의 차지만 최근 출시된 최신형 인기 모델이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그랜저를 타고 있지만 최신형 IG가 아닌 HG모델이다.

글로벌 자동차회사가 모기업인 KIA는 자사 브랜드 중 최고급 세단인 K9을 김기태 감독에게 제공하고 있다. KIA는 2011년 K9 출시와 함께 당시 사령탑이던 선동열 감독의 차부터 오피러스에서 K9으로 교체했다.


프로야구 감독은 고독한 직업이다. 팀이 연패에 빠질 때는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구단버스가 아닌 개인 차량으로 먼 거리를 운전하기도 한다. 많은 감독들은 손수운전으로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한다. 그만큼 자동차는 감독들에게 이동수단이자 조용한 안식처이기도 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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