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발 연쇄부진…어깨 무거워진 kt 롱릴리프

입력 2017-04-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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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상화-엄상백(오른쪽). 스포츠동아DB

kt 이상화-엄상백(오른쪽). 스포츠동아DB

기존 예상을 깨고 한때 최상위권에 위치했던 kt의 원동력은 마운드에 있었다. 2015년 1군 진입 이후 매번 골치를 썩이던 외국인투수진이 중심을 잡고, 국내 3~5선발들이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이자 kt는 전에 없던 ‘지키는 야구’로 승수를 챙겼다.

그러나 20경기를 넘어선 현재 kt의 마운드에도 하나둘 균열이 생기는 모습이다. 돈 로치와 라이언 피어밴드는 아직 변함없는 구위를 뽐내고 있지만, 정대현~주권~고영표로 이어지는 국내선발진이 동반 난조에 빠졌다. 개막 이후 좀처럼 제 구위를 찾지 못하던 주권은 불펜행에 이어 24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주권이 불펜에서도 부진하자 선수에게 시간을 부여하겠다는 김진욱 감독의 결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시즌 초반 호투를 펼친 정대현과 고영표마저 최근 급격한 하향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둘은 약속이나 한 듯 최근 두 차례 등판에서 대량실점하고 말았다.

물론 김 감독이 세 투수들에게 풀 시즌 소화를 기대한 것은 아니다. 선발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게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던 부분이다. 다만 그 시점이 빨리 다가왔을 뿐이다.

취약점이 겉으로 드러난 만큼 국내선발들의 부진을 메울 방책은 시급하다. kt는 일단 롱릴리프들을 적극 활용해 문제를 타개해나갈 계획이다. 가운데서 긴 이닝을 책임질 선수들은 이상화와 엄상백이다. 둘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선발경쟁에 뛰어들었던 예비후보들이다. 선발만큼의 이닝 소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또한 각기 우완, 사이드암으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효과적인 운영도 가능하다.

롱릴리프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이유는 불펜야구에 있다. 이들이 중반승부를 7회까지 비등하게 끌고 가줘야 kt가 자랑하는 불펜야구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kt는 24일까지 치렀던 20경기에서 3점차 이내 박빙 상황 승률이 0.750(12승3패)에 이른다. 중간투수들의 성적에 따라서 재도약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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