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 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고객 집객 효과에 크다는 분석에 따라 ‘유명 맛집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 사진은 최근 오픈한 롯데마트 서울양평점 1층 ‘어반 포레스트’ 전경으로, 3개월마다 메뉴가 바뀌는 2대의 푸드트럭을 비롯해 ‘강가’·‘마이타이’·‘채선당’·‘두끼떡볶이’ 등 15개 식당이 들어섰다. 사진제공 l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신승반점’·‘남산돈까스’ 유치
AK플라자 분당점 맛집 브랜드 신규 오픈
‘맛집을 잡아라.’
유통업계에 떨어진 특별 미션이다. 고객 집객 효과가 크다는 분석에 따라 ‘유명 맛집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 쇼핑을 하다 지친 고객들이 허기를 달래는 식품관에 전통 맛집 ‘노포’, 유명 명소로 소문난 ‘지역맛집’, 젊은층에게 인기있는 ‘고급 디저트 전문점’을 들여오는 게 핵심이다.
최근 오픈한 롯데마트 서울양평점 1층에 도심 속 숲과 같은 공간으로 꾸며진 ‘어반 포레스트’ 옆으로 3개월마다 메뉴가 바뀌는 2대의 푸드트럭을 비롯해 ‘강가’·‘마이타이’·‘채선당’·‘두끼떡볶이’ 등 15개 식당이 들어선 게 그 예다.
백화점은 ‘지역맛집’ 및 ‘노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 신도림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디큐브점 지하2층에는 인천 차이나타운 출신인 ‘신승반점’과 ‘101번지 남산돈까스’·전주 전통 비빔밥 ‘한국집’이 인기몰이 중이다. 또 롯데백화점은 최근 잠실점에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35년 간 영업하며 백년짜장과 하얀짜장으로 명성을 알린 ‘만다복’을 유치했다.
큰 변신에 나선 곳은 AK플라자 분당점으로, 최근 프리미엄 식품관 ‘분당의 부엌’을 열면서 맛집 브랜드 7개를 신규로 오픈했다. 쉐이크쉑(일명 쉑쉑버거) 4호점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인생 쌀국수로 유명한 ‘소이연남’과 65년 전통의 함흥냉면 전문 맛집 ‘오장동 흥남집’ 등을 바이어들이 1년6개월 간 삼고초려해 들여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밖에도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두타몰 역시 지난달 ‘쉐이크쉑’ 3호점을 오픈해 시선을 모았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식품관 맛집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일종의 ‘풀 마케팅’ 전략과 맥을 함께한다. 고객들의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어떻게 하면 고객을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는가’가 주요 골자다. 멀리 특정 지역을 찾아가지 않아도 가까운 유통 매장에서 맛집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매력에 소비자들이 몰려오면서 이를 통한 집객이 매출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 ‘먹방’·‘쿡방’의 인기와 더불어 먹거리가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것에서 트렌드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변하면서 차별화된 먹거리로 고객을 유인하려는 전략도 깔려있다. 여기에서 ‘분수 효과’와 ‘샤워 효과’라는 전문 용어도 등판한다. ‘분수 효과’는 지하 식품관에서부터 위층을 향하며 분수처럼 쇼핑하는 것을 의미하고, ‘샤워 효과’는 꼭대기 식당가에서 아래층 매장으로 향하는 반대 현상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맛집을 통해 분수 효과와 샤워 효과를 누리려는 유통업체 간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