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파’ SK 한동민 “난 왜소한 선수였다”

입력 2017-05-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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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동민은 올 시즌 벌써 두 자릿수 홈런포를 때려내며 주목 받고 있지만, 어린 시절엔 키도 작고 몸도 비쩍 마른 왜소한 체격이었다. 후천적 노력을 통해 거포로 거듭났다. 스포츠동아 DB

“저 어렸을 때 작고 말랐었어요.”

키 190㎝에 몸무게 95㎏, 외모에서 풍기는 상남자 포스까지. SK 한동민(28)의 겉모습만 보면 쉬이 믿기지 않는 얘기다. 그러나 그는 중학교 때까지 “작고 마른 체형”의 선수였다. 지금 일발장타를 가지고 있는 강타자로 성장했다는 게 놀라운 일이었다. 그는 올 시즌이 1/4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10개가 넘는 홈런을 때려냈다. 룸메이트이자 존경하는 야구선배인 최정(30)과 홈런왕 경쟁을 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야구선수로서 자신의 콤플렉스를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을까.

SK 한동민. 스포츠동아DB



● 중학교부터 웨이트…상무에서 럭비 벌크업 학습

한동민은 노력파다. 스스로도 “야구천재는 (최)정이 형이고, 나는 정말 노력파다”고 할 정도다. 이유가 있다. 그는 운동선수에게 필수인 타고난 힘은 없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작고 말랐으니” 타구에 파워가 실리기 만무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약점을 이겨내기 위에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체력단련에 대해 하나씩 공부해가면서 차근차근 몸을 만들었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2012년 SK에 입단했지만 그의 땀방울은 마를 새가 없었다. 입단 직후부터 장타력을 인정받았지만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을 단련한 것이다. 군대에 입대해서는 더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었다. 한동민은 “상무에는 야구부 외에도 다른 운동부서가 많았다”며 “몸싸움을 위해 반드시 ‘벌크업’을 해야 하는 럭비부에 가서 어떻게 몸을 만드는지, 영양은 어떤 것을 섭취하는지 물어보고 그대로 따라했다”고 설명했다.

마침 팔꿈치 수술을 한 후라 체력단련에 쏟을 시간도 많았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달고 살면서” 무려 10㎏을 찌웠다. 시즌에 돌입하면서 다시 체중이 줄고 있지만 그는 “한 번 몸을 키워놓으면 비시즌에 조금만 해도 금방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시즌 때 빠지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며 “시즌 때는 유지할 정도로 주 2~3회 정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한동민은 상무 시절이었던 2015년(21홈런), 2016년(22홈런)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SK에 복귀한 뒤에도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고타율에 홈런, 타점까지 만점짜리 중심타자로 활약 중이다.

상무 시절 한동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비워내기가 첫 번째 걸음” 마음가짐 바꿨다

사실 올해 스프링캠프까지만 해도 한동민이 이렇게까지 잘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도 “상무에서 준비를 잘 했고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캠프에 갔더니 성과가 안 나왔다”며 “개막 이후에도 좋지 않아서 벤치에 있으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를 바꾼 것은 ‘기술’이 아닌 ‘마음’이었다. 한동민은 “기술적으로 변한 것은 없는데 마음을 내려놨다”며 “하다 보면 컨디션이 올라올 것이라고 믿고, 만약 계속 못 하면 (2군으로) 내려가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더니 광주 KIA전(4월 6일)에서 마수걸이 홈런이 나오더니 곧바로 (4월7~9일 문학 NC전) 4게임 연속 홈런을 치게 됐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물론 고비는 있었다. 매일 잘 칠 수 없는 게 타격이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배 최정, 그리고 정경배 타격코치가 있었다. 한동민은 “떨어지는 추세일 때 정경배 코치님이 서포트 해주셨다. 룸메이트인 (최)정이 형한테도 항상 많이 물어본다”며 “아직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해서 헤매고 있지만 내 스타일대로 치는 법을 깨우치고 있다. 앞으로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겠지만 고비를 잘 넘겨서 꾸준한 타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SK 한동민. 스포츠동아DB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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