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양현종 연승으로 본 KBO 갖가지 연승들

입력 2017-05-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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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연전연승이다. KIA 양현종(29)과 NC 맨쉽(32)이 올 시즌 나가는 경기마다 모조리 승리를 거두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올 시즌 개막 후 7경기에 선발등판해 7승을 수확했다. 이들의 연전연승 스토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흥미를 자아낼 만한 요소다. 양현종과 맨쉽의 연승 행진을 계기로 KBO리그를 장식한 역대 투수들의 갖가지 연승 기록들을 살펴본다.



● 개막 이후 최다연승? 김일융의 8연승 깨질까

우선 양현종과 맨쉽이 도전할만한 분야는 개막 이후 최다연승 신기록이다. 역대 최고 기록은 1986년 삼성에서 활약한 재일교포 좌완 김일융이다. 1985년 김시진과 25승씩을 기록해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김일융은 이듬해인 1986년 개막 이후 8연승을 올렸다. 누구도 이 기록을 깨지 못했으나 올 시즌 양현종과 맨쉽이 앞으로 패전 없이 1승만 추가하면 31년 만에 김일융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2연승을 추가하면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맨쉽은 팔꿈치 근육 손상으로 재활기간이 6주 정도 필요해 일단 기록 도전은 쉼표를 찍었다. 당장은 양현종이 다음 등판에서 도전장을 던진다.

맨쉽은 지금까지 기록만으로 이미 KBO리그 연승 기록 하나는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바로 KBO리그 데뷔 후 최다연승 기록이다. 종전까지는 2014년 SK에서 활약한 트래비스 밴와트의 5연승이었지만, 맨쉽은 올 시즌 이를 넘어서 기록을 7까지 연장했다. 국내 투수 중에서는 지난해 넥센 신재영이 기록한 데뷔 후 4연승이 최고 기록이다.

삼성 선수 시절 김일융.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 박철순의 22연승과 선동열의 20연승 신화

이제는 전설이 됐지만, 초창기 기록 중 지금까지 누구도 깨지 못한 신화가 있다. 바로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 박철순이 작성한 22연승이다. 박철순은 OB의 창단 첫 경기인 3월28일 MBC전에서 9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완투승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4월4일 MBC전과 4월7일 삼성전에서 2연패를 당해 시즌 초반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4월10일 전주 해태전을 시작으로 9월18일 대전 롯데전까지 무려 22연승 무패 가도를 질주했다. 15선발승과 7구원승이 합작된 결과였다. 9월22일 잠실 롯데전에서 연장 10회에 김용철에게 결승타를 맞으면서 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현대 정민태가 21연승(2000년 7월30일 수원 두산전~2003년 8월31일 수원 두산 더블헤더 제2경기)을 올리며 도전했으나 한 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해태 선동열의 특정팀 상대 연승 기록도 흥미롭다. 현역 시절 언터처블 투수였지만, 유난히 롯데에 강했다. 1988년 8월11일 사직 경기부터 KBO리그 마지막 시즌인 1995년 9월26일 광주 경기까지 무려 20연승을 달렸다.

선수 시절 박철순-선동열(오른쪽). 사진제공|한국야구위원회·KIA 타이거즈



● 그 밖의 연승 기록들

넥센의 앤디 밴헤켄은 연속 선발등판 승리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5월27일 목동 SK전부터 8월13일 사직 롯데전까지 선발등판한 14경기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승리를 거두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도중에 패전도 없었고, 승패 없이 물러난 ‘노 디시전 게임’도 없이 모조리 승리를 거둔 것이었다.

안방에서 유난히 강한 투수도 있다. 롯데 주형광은 1995년 8월11일 태평양전부터 1996년 8월8일 OB전까지 홈구장 사직구장에서만 15연승을 달렸다. 이는 종전 1988년과 1989년 해태 선동열이 무등야구장에서 작성한 14연승 안방불패 신화를 넘어선 것이었다.

삼미 장명부는 한 시즌 30승을 거둔 1983년에 8연속경기 완투승이라는, 현대야구에서는 넘볼 수 없는 기록을 수립했다. 연속경기 완봉승은 3승으로, MBC 하기룡(1982년), 빙그레 이상군(1986년), 해태 선동열(1986년), OB 김상진(1995년), 롯데 송승준(2009년) 등 5명이 달성한 바 있다. 롯데 서호진은 1989년에 5연속경기 구원승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어내 야구연감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넥센 밴 헤켄-선수 시절 주형광-故 장명부(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롯데 자이언츠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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